(서울=연합인포맥스) 3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1,110원대 후반에서 하방경직성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주말 발표된 미국의 무역장벽 보고서가 당초 예상보다 부정적이지 않았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연례 무역장벽 보고서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한 긍정적 평가를 내놨다.

한·미 FTA가 대체로 잘 작동하고 있어 트럼프 정부가 주요국과의 무역협정에 대한 재검토에 착수하더라도 한국은 상대적으로 후순위로 꼽힐 가능성도 거론됐다.

서울환시는 4월로 접어들면서 미국 재무부의 환율보고서에 대한 우려가 불거지는 양상이다.

이런 시점에 미 무역장벽 보고서가 한·미 FTA의 장점을 언급한 점은 환율조작국에 대한 불안을 누그러뜨릴 수 있는 부분이다.

이날은 환율조작국 우려로 인한 원화 강세 기대가 다소 누그러질 수 있다. 이로 인한 달러 매수가 유입될지 여부를 지켜볼 만하다.

달러화는 지난주 4거래일 연속 1,110원대에서 지지되면서 저점 매수 중심의 흐름을 보였다.

월말, 분기말 수출업체 네고물량이 부진한 가운데 달러 매수가 제법 힘을 유지했다. 4월 첫 거래일인만큼 이월 네고물량이 다소 유입될 수도 있다. 하락폭은 제한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무역장벽 보고서 하나로 달러 롱플레이가 탄력을 받기는 어렵다. 환율조작국 이슈가 완전히 가셨다고 속단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달러화가 1,120원선을 앞두고 다소 레벨 조정에 나설 가능성도 열어둘 만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들의 발언은 비둘기파적이라는 해석으로 돌아섰다.

윌리엄 더들리 뉴욕연방은행 총재는 올해 두 차례 금리인상이 적절하다며, 미국 경제가 연평균 2% 정도 성장함에 따라 시급한 금리인상을 예상하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도 뉴욕의 한 경제포럼에서 연이은 금리인상은 정책 오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불라드 총재는 투표권이 없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 역시 금리인상에 서두를 필요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닐 카시카리 총재는 지난 15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추가 금리인상을 반대한 바 있다.

매파 일색이던 미국 연준위원들이 금리인상 속도를 늦추는 쪽에 무게를 실은 것은 달러 약세를 유발할 여지가 있다. 달러-엔 환율은 111.30엔선 주변에서 무거운 흐름을 보이고 있다. 장중 서울환시가 무거운 흐름에 연동될 가능성이 있다.

4월 외환시장의 부담은 결코 작지 않다. 미국 재무부의 환율보고서와 오는 6~7일 이틀간 진행될 미·중 정상회담 등 굵직한 이슈들을 앞두고 있어서다.

미국 무역장벽보고서에 따른 환율조작국 우려 완화, 원화 강세 기대 축소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달러 롱플레이에 나서기보다 포지션을 가볍게 가져가는 시장 참가자들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 연준위원들의 비둘기파적인 발언이 어느 정도 파급력을 가질지는 당장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닌 만큼 달러화가 제한된 등락폭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

이날 오전에는 일본 1분기 단칸 대형제조업체 업황판단과 3월 제조업 구매관리자 지수(PMI)가 발표된다. 오전 10시반에는 호주 2월 소매판매가 나올 예정이다.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환율은 약보합에 머물렀다. 역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1,117.00/1,11800원에 최종호가됐다. 이는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45원)를 고려하면 현물환종가(1,118.40원) 대비 0.45원 내린 수준이다. 저점은 1,116.40원, 고점은 1,118.80원에 거래됐다. (정책금융부 금융정책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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