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기자 = 지난해 KT&G의 투자부동산 규모가 전년보다 2배 넘게 증가했다. 투자부동산이 증가하면서 임대수익이 늘고 부동산사업 규모도 커지고 있다. 더욱이 앞으로도 부동산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KT&G가 담배와 인삼 사업에 대한 투자보다 부동산 투자로 돈을 쉽게 벌려고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4일 KT&G의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보면, 작년 연결기준으로 KT&G의 투자부동산 규모는 3천415억7천973만원으로 전년(1천644억8천853만원) 대비 2.1배 증가했다.

지난 2014년 투자부동산 규모가 1천679억6천821만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지난해 투자부동산이 급증했다.

임대수익이나 시세차익 또는 두 가지 모두를 얻기 위해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은 투자부동산으로 분류된다.

같은 기간 KT&G의 유형자산과 무형자산은 감소했다. 지난해 유형자산 규모는 1조6천18억7천691만원으로 전년(1조7천897억7천892만원) 대비 줄었다. 무형자산 규모도 2015년 1천54억2천839만원에서 지난해 1천49억2천934만원으로 감소했다.

지난 2015년과 작년 각각 순이익 1조322억원, 1조2천260억원을 기록한 KT&G는 최근 늘어난 현금으로 투자부동산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작년 KT&G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8천507억8천622만원으로 전년(5천462억1천294만원)보다 3천억원 넘게 늘었다.

투자부동산의 증가로 임대수익이 증가했다. 임대수익은 2015년 347억6천400만원에서 지난해 391억2천만원이 됐다. 이에 따라 KT&G 부동산부문의 이익 비중도 커졌다. 작년 부동산부문의 영업이익은 419억5천100만원으로 전년(304억8천100만원)보다 100억 넘게 증가했다.

전체 사업에서 부동산부문의 영업이익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5년 2.2%에서 지난해 2.9%로 상승했다. 작년 기준으로 KT&G 전체 사업에서 부동산부문의 영업이익 규모는 담배와 인삼 사업 다음으로 크다. 담배와 인삼 사업의 영업이익 비중은 각각 83.8%, 11.3%다.

KT&G는 부동산 관련 투자도 적극적으로 한다.

KT&G는 케이브이지제1호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 코크렙제17호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 제이알제5호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 등 8곳의 리츠(REITs)에 투자하고 있다. 리츠는 투자자로부터 모은 자금으로 부동산이나 부동산 관련 대출에 투자한 뒤, 수익을 투자자에게 배당하는 부동산투자회사 또는 부동산투자신탁을 말한다.

KT&G는 앞으로도 부동산사업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KT&G는 최근 세종시 어진동에 복합쇼핑몰을 개발하고 대규모 임대사업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쇼핑센터 건물 2개동과 오피스타워 3개동, 오피스텔 1개동이 2018년 하반기부터 2019년 말까지 순차적으로 문을 연다. KT&G는 복합쇼핑몰을 분양하는 대신 모두 임대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KT&G는 지난 2월 쇼핑몰 운영을 AK플라자에 위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KT&G는 부동산사업 포트폴리오를 상업시설과 임대주택 운영사업 등으로 확대할지 검토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KT&G가 주력사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투자를 늘리는 대신 부동산 투자로 돈을 쉽게 벌려고 한다고 지적했다.

권오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경제정책팀장은 "KT&G가 벌어들인 돈으로 담배와 인삼 등 주력 사업에 재투자하지 않고 투자부동산 규모를 늘리고 있다"며 "부동산으로 손쉽게 돈을 벌려고 하는 것은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KT&G 관계자는 "담뱃갑 경고그림이 도입되는 등 규제가 강화되고 있어 사업 다각화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지속 성장을 위해 회사가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부동산 등을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해다.

yg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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