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번주 금융시장 참가자들은 미국 드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를 주목해야할 것 같다. 취임 이후 궁지에 몰린 그가 한반도 등 주변국가를 통해 타개책을 모색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 탓이다. 특히 미국이 핵추진 항공모함을 한반도에 재배치하는 등 대북 압박을 강화하면서 지정학적 리스크가 과거와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취임 초부터 정치와 외교 부문에서 잡음만 일으킨 트럼프가 한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는 희생양 삼아 돌파구를 모색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트럼프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나서도 뚜렷한 외교적 성과를 내지 못했다. 두 정상은 무역 등 현안에 대해 진전된 합의를 담은 성명서를 발표하는 데도 실패했다. 구체적인 내용도 알여지지 않은 '무역 불균형 해소를 위한 100일 계획'에 합의했을 뿐이다.

트럼프는 중국을 과도하게 자극하지 않은 대신 정상회담 기간에 시리아를 타격하는 방법을 택했다. 중국에 면박주는 형태였지만 대북 압박의 성격이 더 강한 것으로 풀이됐다. 북한이 일탈행위를 거듭하면 시리아가 선례가 될 수 있다는 강력한 경고 메시지였다.

이어 핵추진 항공모함을 한반도 해역으로 배치시키는 등 대북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이 시리아를 직접 타격하면서 국내 금융시장은 바짝 긴장했다. 특히 서울 채권시장은 지정학적 리스크에 과거와 다른 행보를 보였다.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나타났던 과거와 달리 매도 우위의 분위기가 이어졌다.

불안감을 반영하면서 이날 한국의 CDS Premium(화면번호 2485)은 5년물 기준으로51.72로 상승했다. 전전일은 51.20을 기록했고 전일에는 51.55에 이르는 등최근 뚜렷한 상승세다.

미국이 대북 압박 수위를 더 높이면 과거와 다른 패턴으로 서울 채권시장 등이 반응할 수 있다는 방증이다.

미국 현지시간으로 14일 발표되는 환율안정보고서도 국내 금융시장이 넘어야할 산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과 중국이 무역 불균형 해소를 위한 '100일 계획' 마련에 합의하면서 한국의 환율조작국 지정 가능성도 낮아졌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미국이 체급 높은 중국에 유화적인 메시지를 보내는 대신 한국 등을 제물로 삼아 경고 메시지를 강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주장도 있다.

환율보고서 작성의 근거가 되는 미국의 교역촉진법에 따르면대미무역흑자가 200억달러를 초과하고,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GDP 대비 3% 초과한 국가가한 방향으로외환시장 개입을 지속하면 사실상 환율조작국을 의미하는 '심층분석대상국으로 지정된다. 한국은 경상수지 흑자규모가 GDP의 7%를 넘고 대미 경상수지 흑자도 200억달러를 넘는 다.

외환 당국은 한 방향으로 개입하지 않았다고 강조하지만 미국이 작심하고 나설 경우 안심할 수준도 아니다. 마지막 순간까지 환율조작국 지정 이슈는 국내 금융시장을 괴롭히는 변수가 될 수 있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등 최고위 당국자도 그 가능성을 완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정책금융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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