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기자 =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금융지주회사들이 올 1.4분기에도 어닝서프라이즈를 이어갈 전망이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19일 우리은행을 시작으로 20일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 21일 하나금융지주가 잇따라 1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지난해 가계대출 급증으로 깜짝 실적을 달성한 금융지주사들은 대우조선해양 관련한 단기적인 충격에도 시장금리 상승과 가계대출 증가 등으로 순이자마진(NIM)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됐다.

금융당국이 지난해부터 가계부채를 우려해 가계대출을 억제하고 있지만 높은 대출금리에도 여전히 수요가 많고, 저원가성예금이 꾸준히 유입되면서 예대금리차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치열한 리딩뱅크 경쟁을 벌이고 있는 신한과 KB금융은 당기순이익 격차가 1천억원 미만으로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연합인포맥스의 컨센서스 종합(화면번호 8031번)에 따르면 최근 2개월 사이 7개 증권사가 제시한 KB금융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년동기대비 13.06% 증가한 6천266억원, 신한금융은 6천716억원으로 집계됐다.

작년까지만해도 신한금융과 KB금융의 순익 격차는 6~7천억원 가량 났다.

KB금융은 LIG손해보험에 이어 지난해 현대증권을 인수한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며 이익구조가 개선되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 현대증권 실적이 100% 반영되면서 이자와 수수료이익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정태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인수·합병(M&A)으로 이익체력을 키운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이라며 "지난해 1분기에 비해 NIM이 약 3.0% 상승하고 대출자산도 5% 가까이 늘 것으로 예상돼 이자이익의 성장세가 두드러질 것"이라고 말했다.

민영화 첫해를 맞은 우리은행도 지난해에 이어 약진을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화푸부동산 환입액 1천700억원이 유입된 영향으로 전년동기대비 10.35% 증가한 4천927억원의 순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됐다.

하나금융은 금융지주사 가운데 유일하게 순익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1분기 원화 강세에 따른 1천300억원의 평가이익에도 불구하고 은행권에서 가장 많은 대우조선 익스포저를 보유하고 있어 충당금 적립으로 2천5000억원 달하는 손실이 불가피하다.

전문가들은 당장 대우조선 관련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채권자 협의가 정부 지원안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P플랜이 진행될 경우 은행들의 대우조선 관련 손실 규모가 커지면서 2분기 실적이 악화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김은갑 IBK증권연구원은 "P플랜시 하나금융이 4천800억원, KB금융 2천7000억원, 신한지주 1천200억원, 우리은행 400억원, 기업은행 170억원의 손실이 예상된다"며 "대우조선 관련 변수가 많아 2분기 실적이 부진할 수 있다"고 말했다.

h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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