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 추가 및 증권사 투자금액 일부 수정>>

(서울=연합인포맥스) 황윤정 기자 =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국내 화장품 업계가 큰 타격을 받았다. 이에 화장품 생산업체에 과감한 투자를 단행한 증권사들의 손실이 우려되고 있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마유크림'으로 유명한 비앤비코리아의 지난해 실적이 급격히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앤비코리아의 매출액은 지난 2015년 505억원에서 지난해 112억원으로 급감했다. 순이익도 181억원 흑자에서 44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비앤비코리아의 주력 제품인 '마유크림'은 한 방송사 뷰티 프로그램에 소개되며 입소문을 탔다. 이 회사는 2011년부터 영업을 시작해 2013년에 게리쏭 마유크림 등을 개발했다.

이후 소비자들에게 마유크림이 인기를 끌며 실적도 상향 곡선을 그렸다. 2015년에는 실적 성장세가 100%를 상회하기도 했다. 이에 투자 기회를 포착한 증권사, 사모펀드 등의 관심도 높아졌다.

지난 2015년 7월 SK증권 PE는 사모펀드 투자회사인 워터브릿지파트너스 등과 비앤비코리아의 경영권을 1천290억원에 인수했다.

이들은 페이퍼컴퍼니인 더블유에스뷰티를 설립해 비앤비코리아를 100% 자회사로 편입했다. 더블유에스뷰티의 지분은 워터브릿지에스케이에스 사모투자회사가 100% 보유하고 있다.

이에 더해 신한금융투자와 NH투자증권도 더을유에스뷰티의 사채에 각각 200억원, 30억원을 투자했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비앤비코리아는 당초 기업공개(IPO)도 염두에 두고 있었다. 상장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하는 것이 사모펀드들의 주요 엑시트 전략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투자 기업의 실적과 성장세가 확연히 둔화하며 기업 가치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에 상장 시점과 기회에 대한 고민도 깊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상황은 어떠한 특정 회사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사드 이전에 중소형 화장품 기업에 대한 투자가 크게 늘었다. 최근 이 기업들의 실적 성장세가 꺾이며 불안감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한 관계자는 "비앤비코리아를 비롯해 비상장 화장품 기업들을 중심으로 투자액 회수에 대한 우려감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일부 업체에서는 부도 가능성도 저쳐지고 있다"고 업계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일부 증권사에서는 투자 기업의 부실이 계속되는 경우 투자금의 100% 대손 상각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는 상황"이라며 "한 가지 제품이나 중국 등 한 가지 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기업들에 대한 투자에서 손실이 발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yj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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