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13일 서울채권시장은 도널드 트럼프의 약달러, 저금리 발언에 따른 국제금융시장의 달라진 분위기를 감지하면서 변동성이 커질 전망이다.

한반도 지정학적 위험이 일주일 가량 이어지면서 시장참가자들의 내성은 어느 정도 쌓인 듯하다. 전일 외국인의 국채선물 매도에도 가격이 크게 하락하지 않았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북 독자 대처는 중국 외 다른 나라와 함께하겠다"고 설명하면서 리스크가 다소 줄어들었다.

서울채권시장은 글로벌 금융시장 흐름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달러화가 너무 강하다고 진단하면서 최근 안전자산 선호현상으로 진행됐던 달러화 강세가 되돌림됐다.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1,134.00원에 마쳤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35원)를 고려하면 전일 현물환 종가(1,141.40원) 대비 7.05원 내렸다.

트럼프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저금리를 유지하는 것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이 발언으로 미 10년물 금리는 기술적 지지선이었던 2.30%를 뚫고 내려갔다. 10년물은 5.79bp 하락한 2.2411%, 2년물은 3.23bp 내린 1.2015%에 마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전후 꾸준하게 약달러 기조를 선호했다. 원화 강세 흐름이 유지될 가능성이 커졌다. 외국인의 환차익 매매도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이날 한국은행은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채권시장은 기준금리가 연 1.25%로 동결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오후에 발표될 수정경제전망에서 한은이 올해 성장률 전망치와 물가 전망치를 상향 조정할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될 것이다.

최근 발표되고 있는 경제지표는 경기 회복 흐름을 뚜렷하게 보여주고 있다. 수출 개선세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수출이 타격을 받을 것으로 우려됐지만 4월 1일부터 10일까지 수출은 전년대비 6.1% 증가했다. 경제주체들의 심리도 회복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향후 소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이미 일부 기관들은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한은이 4월 수정경제전망에서 성장률을 올릴지 여부에 시장참가자들의 시선이 고정돼 있다. 현재 한은은 올해 우리 경제가 2.5% 성장할 것으로 제시하고 있다.

현재까지 흐름으로만 봤을때 한은이 성장률을 상향 조정한다고 해도 놀랍지 않다. 다만 대내외 불확실성이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 여전히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섣불리 성장률을 상향 조정하는 것이 자충수를 두는 격이 될 수 있다. 성장률 상향 조정은 신중하게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물가전망치는 현재까지 흐름만으로 봤을 때 상향조정될 가능성이 있다. 한은은 현재 올해 물가가 1.8%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상반기에 1.8%, 하반기에 1.7%를 전망했다. 1월부터 3월까지의 평균 물가는 2%로 남은 3개월동안 국제유가가 배럴당 50달러를 상회한다면 한은의 물가목표치를 상회할 가능성이 매우 커진다.

한은의 수정경제전망 발표는 한국 경제를 바라보는 큰 스탠스를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향후 통화정책 방향을 가늠해볼 수 있다. 하지만 당장 눈앞에 산재한 이슈들이 많다보니 서울채권시장은 기준금리 동결이 예상되는 금통위에 다소 집중력이 떨어질 수 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59.44포인트(0.29%) 하락한 20,591.86에 거래를 마쳤다.

5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29센트(0.5%) 하락한 53.11달러에 마쳤다. (정책금융부 금융시장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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