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연이은 대형 이벤트 속에 국내 주식시장의 외국인 수급이 살아날지 관심이 쏠린다. 금융시장에서 북핵 리스크가 다소 완화하는 가운데 미국 재무부의 환율보고서 발표 등이 임박했기 때문이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전일 741억원을 순매수했다. 지난 3일부터 7거래일 연속 이어지던 순매도가 순매수로 전환했다.

이 과정에서 달러-원 환율은 빠른 속도의 반등세를 보였다.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은 지난달말 1,110원 선에서 지난 11일 1,145원까지 올라왔다. 이후 12일에는 소폭의 내림세로 돌아섰다.

이달 들어 달러-원의 가파른 반등 구간에서는 외국인이 주식을 집중적으로 내다 팔았고, 달러-원의 반등이 다소 완화되자 소폭의 순매수를 보인 셈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불거진 북핵 리스크 등에 외국인이 환율 움직임과 함께 주식을 매도한 것으로 평가했다.

대북 리스크가 다소 잠잠해지는 와중에 미국의 환율보고서에서 우리나라의 환율 조작국 지정 가능성이 작아졌다는 평가도 확대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하지 않겠다고 밝힌 상황에서 한국도 조작국에 지정될 가능성이 한층 낮아졌다는 얘기다.

미국의 환율보고서는 이르면 한국 시간 15일 새벽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마주옥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3월부터 이어진 원화 강세(달러-원 하락)는 환율조작국 지정 등 정책적 불확실성을 반영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마 연구원은 "미국의 4월 환율보고서에서 한국이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되지 않을 경우 불확실성 해소 측면에서 달러-원은 다소 상승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현재 외국인이 짧은 포지션 플레이로 외환시장과 밀접히 연관하고 있는데, 달러-원의 상승 압력이 다시 높아진다면 외국인도 주식 매수에 관망세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한국의 환율 조작국 지정 여부와 관계없이 달러-원이 하락 압력을 당분간 받을 수밖에 없어 외국인 매수에도 긍정적이라는 견해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일 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미국 달러화가 너무 강해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다른 운용사 관계자는 "트럼프 발언 등으로 당분간 달러-원은 가파른 반등세를 이어가기 어려울 것"이라며 "외국인의 수급 여건은 어느 정도 안정적으로 돌아설 수 있다"고 관측했다.

한국이 환율 조작국 지정을 피할 경우 수출기업의 실적 우려도 경감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투자자문사 관계자는 "환율조작국 지정을 피한다면 미국의 제재와 국내 수출기업의 실적 우려 등이 완화될 수 있다"며 "이 경우 수출주 중심의 강세가 이어지며 외국인 자금 유입이 재개될 수 있다"고 예측했다.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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