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전소영 강수지 기자 = 서울채권시장 참가자들은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중립적이라고 평가했다. 올해 성장률이 상향 조정됐음에도 이주열 총재 발언은 매파적이지 않았다고 해석했다.

한은은 13일 금통위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1.25%로 동결했다. 올해 성장률은 2.6%로 1월 전망보다 0.1%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올해 소비자물가 역시 1월 전망(1.8%)보다 0.1%포인트 높은 1.9%로 제시했다.

이주열 총재는 경제 성장세가 확대되고 있어 금리 인하 필요성이 이전보다 줄어들고 있다고 언급했다. 사실상 금리 인하 가능성을 차단한 셈이다.

시장참가자들은 이주열 총재 발언은 예상보다는 매파적이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성장률을 상향 조정했기 때문에 시장에 미칠 부정적인 여파를 우려한 것 같다고 해석했다.

A 증권사 채권딜러는 "이주열 총재 발언은 생각보다 매파적이지는 않았다"며 "아무래도 성장률을 상향 조정한 데 따른 부담이 매파적 발언을 제한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영향 때문인지 성장률이 상향 조정됐음에도 10년 국채선물은 총재 기자간담회 중에 오름폭을 키우는 모습이었다"고 덧붙였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도 "이주열 총재는 간담회 발언이 시장에서 매파적으로 받아들여질까 꺼리는 듯한 인상이었다"며 "인플레이션 등 일부 세부적인 내용은 중립적인 태도로 말하려는 모습이었다"고 평가했다.

시장참가자들은 한은의 성장률 상향 조정도 채권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했다고 평가했다. 이미 다른 기관들이 성장률을 상향 조정하면서 파급력이 적었던데다 대내외 불확실성 등으로 성장률에 대한 상·하방 리스크도 크다고 내다봤다.

B 증권사 채권딜러는 "성장률 전망치가 상향조정되면 통상 시장금리 상승 재료로 작용하는데, 향후 벌어질 경제 상황과 경기 여건의 변화에 따라 수치가 달성되지 못할 가능성도 상존하기 때문에 시장이 크게 반응하지 않은 듯하다"며 "의미 있는 기준금리 인상 시그널이 나오기 위해서는 근원인플레이션 수준 자체의 상향과 기타 경제여건이 우호적이어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시장 컨센서스가 올해 기준금리 동결인 만큼 이 기대감을 흔들만한 재료가 나오기 전까지는 대외 재료 및 외국인 수급 등의 여건이 더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고 덧붙였다.

C 증권사 채권딜러는 "성장률을 0.1%포인트 상향 조정했는데, 한국경제에 크게 의미 있는 숫자는 아닌 듯하다"며 "성장률 상향 발표 직후 외국인이 10년 국채선물을 시장가격으로 매도하면서 강세가 주춤하기도 했지만 시장은 다시 이전의 강세 수준으로 되돌아갔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은 한은의 성장률 전망 상향도 큰 이슈가 아니라는 점을 확인한 만큼 안전자산 선호 분위기로 갈 수 있다"며 "북한이 추가 핵실험을 한다는 소문도 들리면서 당분간 쉽게 밀릴 것 같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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