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윤정 기자 = 지난 1분기 주요 자산운용사들은 주식 투자 비중을 축소했다. 주식형 공모 펀드에서 자금이 유출되며 보유 지분 축소도 이어졌다. 그런데도 물가 상승 기대감으로 대변되는 시클리컬(경기순환업종) 관련 중소형주에 대한 러브콜은 눈에 띄었다.

1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자산운용사들은 펀드 내에서 주식의 비중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월 말 기준으로 주식의 비중은 지난해 말 대비 2.3%포인트가량 위축됐고 채권과 현금의 비중은 소폭 늘어났다.

미국의 금리 인상 사이클로 전 세계적인 '그레이트 로테이션' 트렌드가 예상됐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둘러싼 정책 불안감, 탄핵정국,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보복 가시화 등으로 자산운용사들은 주식에 대해 보수적인 입장을 견지했다.

또한, 업계 관계자들은 공모 펀드 시장이 침체하며 주식형 펀드에서 자금 이탈이 지속한 점도 주식 비중 확대를 방해하는 요인이었다고 설명했다.

지난 1분기 공모 펀드의 주식 투자자산은 2조6천억원 감소했다. 투자 여력이 감소하며 주요 자산운용사들의 보유 지분 변동 공시에도 '매수'에 나선 것보다는 '매도'한 내용이 주를 이뤘다.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3420)에 따르면 주식형 펀드 설정 규모가 큰 미래에셋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 삼성자산운용 등의 운용사는 지난 1분기 5% 이상 지분 보유 종목의 비중을 축소한 사례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특히 사드 관련주에서 투자 비중을 확연히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주가가 상승이 뚜렷했던 종목들을 중심으로 차익 시현 움직임도 포착됐다. 이 와중에 시클리컬(경기 순환주)에 대한 관심은 두드러졌다.

주요 운용사들은 화학, 건설, 운송장비, 기계 등 시클리컬 종목에 대한 베팅을 늘렸다. 코오롱머티리얼[144620], 일진파워[094820], KG케미칼[001390], 삼익THK[004380] 등에 대해 주요 운용사들이 매수 포지션을 취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 반등과 함께 리플레이션 기대감이 유효했다"며 "경제 성장에 무게를 두고 경기 순환주에 대한 선호도가 높았다"고 설명했다.

주가 낙폭이 두드러졌던 섬유·의복 및 유통업종에 대한 베팅도 많았다.

다른 관계자는 "올해 첫 3개월 동안 섬유·의복업종의 주가가 부진했고 이에 실적 개선을 기대한 저점 매수 유인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형지I&C[011080], 한세실업[105630], 휠라코리아[081660] 등에서 운용사들의 보유 지분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 사이 반도체 슈퍼사이클 진입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상황에서 오킨스전자[080580], 미코[059090], 테라세미콘[123100], 코아로직[048870] 등 관련주 투자 확대도 눈에 띄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큰 손 기관들의 지분 보유 공시 이후 개인들의 추매가 두드러지는 만큼 대형 운용사들이 주목한 업종을 살펴보는 것이 증시의 향배를 예측하고 투자 방향을 설정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yj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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