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기자 = 은행권의 인력 감축 움직임이 가속화하고 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이르면 내달 중 임금피크제 대상인 만 55세 이상 직원을 상대로 희망퇴직을 실시한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노조와 퇴직 조건 등을 협의해 5∼6월께 희망퇴직 실시를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은행은 임금피크제 직원이 희망퇴직을 신청할 수 있는 제도를 정례화하고 있다.

2015년부터 매년 일반직원 희망퇴직과 별개로 임금피크제 직원 대상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있다. 2015년과 2016년에 각각 170여 명과 200여 명이 희망퇴직을 신청해 퇴사했다.

올해 대상자는 300여 명으로 알려졌다. 예년과 비슷한 수준이 퇴직을 신청할 것으로 은행측은 내다봤다.

작년부터 임금피크제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정례화 한 신한은행도 올 상반기 중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을 계획이다.

신한은행은 성과를 평가해 성과우수자는 100% 임금을 지급해 고용을 연장하고, 그렇지 않은 직원은 첫 해 70%를 시작으로 매년 연봉을 줄여나간다.

작년 성과 연동형 임금피크제에 처음 해당되는 직원은 총 140명이었는데 그 중 90명이 희망퇴직을 택했다.

우리은행도 올 연말께 전직지원제도 접수를 받을 예정이다.

전직지원제도는 임금피크제를 앞둔 직원을 대상으로 전직 교육을 진행하는 프로그램이다. 우리은행은 매년 3월경 실시했으나 지난해부터 그 시기를 전년 연말로 앞당겼다.

지난해 말 교육을 받은 직원들 중 310명이 희망퇴직을 신청했고, 이들은 다음달 중 회사를 떠날 예정이다.

KEB하나은행은 노사협의를 통해 옛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임금피크제도가 통일되면 이후 희망퇴직 등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국민·신한·하나·우리 등 주요 4대 은행의 임금피크제 대상자는 약 1천여 명으로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이 회사를 떠날 것으로 추산된다.

일각에서는 청년실업난 해소와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라는 임금피크제의 본래 취지가 희석된 채 구조조정의 수단으로만 활용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임금피크제는 인건비 부담을 경감하는 대신 줄인 비용으로 청년 일자리 창출에 나서겠다는 취지로 도입됐지만, 은행들은 사상 최대 순이익을 내고도 신규채용 등에는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비대면 거래 활성화 등을 이유로 조직을 슬림화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은행 입장에서는 신입행원 선발은 줄이고 임금피크제 직원들은 많이 나가줬으면 할 것"이라며 "은행들의 사회적 역할도 생각해 봐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h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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