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기자 = '말보로', '팔리아멘트' 등으로 잘 알려진 미국계 담배업체 필립모리스코리아가 지난해 배당을 하지 않았다. 그동안 당기순이익 전부를 배당했던 것과 대비된다.

이는 부당한 재고차익을 챙긴 뒤 탈세한 필립모리스코리아가 담배소비세 등 추징세액으로 약 3천억원을 내면서 순손실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필립모리스코리아는 지난해 배당을 하지 않았다. 필립모리스코리아는 미국법인 'Philip Morris International'의 자회사인 'Philip Morris Brands Sarl'이 100% 투자한 법인이다.

필립모리스코리아는 그동안 대부분 배당성향(당기순이익 대비 배당금) 100%를 기록해 왔다. 이 때문에 국내에서 담배 팔아 번 돈을 전부 미국 본사로 보낸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실제로 필립모리스코리아는 2014년과 2015년 배당성향 100%를 기록했다. 2013년엔 배당성향이 111.60%였다.

하지만 필립모리스코리아가 작년 배당을 하지 않은 것은 당기순손실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필립모리스코리아는 매출액 6천792억1천737만원, 영업이익 996억1천651만원, 당기순손실 1천597억8천187만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을 1천억원 가까이 냈는데도 순손실을 떠안은 것은 영업외비용이 크게 발생한 탓이다. 지난해 필립모리스코리아의 손익계산서를 보면, 2015년보다 증가한 비용은 담배소비세 등 추징세액이다. 필립모리스코리아는 작년 담배소비세 등 추징세액으로 2천817억8천63만원을 냈다.

앞서 필립모리스코리아는 정부가 2015년 담뱃세를 올리기 전에 출하한 담배를 재고 상태로 뒀다가 담뱃세가 인상된 이후에 판매해 2천억원대의 재고차익을 얻었다. 이 과정에서 필립모리스코리아는 세금을 내지 않아 세무조사를 받았다.

그 결과, 지난해 12월 개별소비세 997억5천700만원, 담배소비세와 지방교육세 추징금 1천182억1천200만원을 냈다. 지난 2월 국민건강증진기금 517억2천200만원, 폐기물부담금과 연초생산안정화기금 22억6천100만원도 지출했다. 지난달엔 2012회계연도부터 2014회계연도까지의 관세납부와 관련해 관세와 부가가치세 98억2천900만원을 부과 받았다.

또 영업외비용에서 매출채권처분손실과 유형자산감액손실이 발생한 점도 순손실을 기록하는 데 영향을 줬다. 매출채권처분손실과 유형자산감액손실은 각각 21억2천939만원, 8억837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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