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집자 주 = 국민연금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찬성과 특별검사 조사 등으로 투명성을 의심받으면서 국민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특히 100조가 넘는 국내 주식포트폴리오를 가진 '큰손' 국민연금이 신용리스크가 높은 기업에 투자해, 국민들이 미래에 받을 수 있는 연금이 줄어들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연합인포맥스는 국민연금이 5% 이상을 투자한 기업 중 신용리스크에 과대하게 노출된 기업의 실체를 매 주 한 회씩 풀어놓으려고 합니다.>>



(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호 기자 = 관계사 지분 투자로 어려움을 겪고있는 두산중공업에 국민연금이 지분투자를 늘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두산중공업은 부족한 현금을 증권차입을 통해 메우고 있어 손실부담이 더울 커질 전망이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2013년 1분기에 두산중공업에 투자하기 시작해 2016년 3분기까지 지분 7.20%를 유지해 오다가 지난해 말에 1백만주를 더 늘려 현재 8.34%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국내평가사로부터 'A-'의 등급을 받고 있는 우량기업으로 분류된 회사이다.

그러나 한국국제금융연구원의 '5분 재무제표'로 재무 히스토리를 진단한 결과 22년 EWIS 평균부도확률(PD)모형의 PD는 2.21%로 'BB'등급인 투자부적격으로 분류되고 있다.

두산중공업의 모체는 1962년 설립된 현대양행이다. 이후 1980년 중화학공업의 구조조정 일환으로 정부에 귀속되면서 공기업인 한국중공업으로 탄생됐다.

2000년 10월 증권거래소에 주식이 상장됐으며, 2000년 12월에는 정부가 한국중공업의 민영화를 위해 경쟁입찰을 한 결과, 두산컨소시엄이 경영권을 확보한 뒤 2001년 3월 두산중공업으로 사명을 바꿨다.

㈜두산은 한국중공업의 지분 31%를 산업은행과 한국전력으로부터 2천568억원에 취득했고, 그 이듬해 두산건설(614억원에 취득)로부터 지분을 양도받아 경영권을 행사하고 있다. 2014년 9월 기준으로 최대주주는 ㈜두산이며, 보유지분은 41.40%이다.

당시 장부가가 1조6천670억원이었던 한국중공업의 인수에 들어간 현금은 총 3천182억원으로, 장부가 기준으로 본다면 16% 지분에 해당하는 돈을 지불했다. 즉, 장부가의 절반 이하의 가격에 인수한 셈이었다.

당시 주가는 3천780원,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23으로 EWIS PD 모형으로 BBB- 등급인 투자적격 기업을 헐값에 인수한 것이었다.





인수 후의 17년 누적 영업이익은 4조5천100억원, 순이익은 3천290억원이다.

순이익은 1천240억원에서 190억원으로 6.5배가 감소했다. 지난해 결산에 의하면 영업이익이 2천830억원에서 순결손 2천310억원으로 적자로 전환됐다.

당기순손실의 시작은 2008년부터였다. 그 원인은 재무상태표에 나타나있는 바와 같이 관계사 지분투자 탓이다.

지난해 재무상태표 기준 두산중공업의 자본 4조3천억원은 거의 모두 관계사 지분투자(4조원)에 소진하고 있다.

17년의 현금흐름을 보면 재무포지션이 인수 전의 마이너스(-)1조9천억원에서 지난해 -7조3천억원으로 악화되고 있다.

5조4천억원의 현금부족으로 부채에 의존한 경영을 하고 있다. 이 같은 현금흐름이 발생한 원인은 목적사업에서 -3조원과 관계사지분투자 -4조원에 기인한다.

17년간의 현금흐름(FCF)은 -3조원이다. 사업포지션을 보면 -6조9천억원으로 5천억원의 현금부족을 기록하고 있다.

목적사업에서 1천억원, 비목적사업에서 4천억원의 적자가 발생한 것이다. 부족한 현금을 유동성 현금자산을 4천억원 축소해 조달하고 나머지는 부채로 메꿨다.

차입금의 구조를 확인해보면 교환사채와 같은 지분증권을 발행해 임시변통하고 있다. 구조조정 없이는 올해에도 이와 비슷한 현금흐름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감사보고서 주석에 의하면 만기 5년의 신주인수권부사채 5천억원을 발행해 조달한다.

두산중공업의 부채전략을 보면 지분증권으로 차입해 부족한 현금을 조달하고 있다. 실제 성과가 없는 가운데에 주식 수가 늘어나 주가하락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국민연금은 그럼에도 지난 4분기 지분을 늘리면서 손실을 추가하고 있다.





2017년 말 투자손실은 총 665억원이다. 2013년 투자를 시작한 이후 줄곧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오고 있다.

h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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