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김경림 기자 = 현대자산운용의 본입찰 마감이 일주일 가량 남은 가운데 대신증권이 주가순자산비율(PBR) 1.7~1.8배에 이르는 높은 가격을 제시해 현대운용 인수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자산운용 예비입찰에 대신증권은 당초 KB금융그룹에서 원했던 가격보다 PBR로 0.1~0.2배정도 더 높은 600억원에 가까운 가격을 썼다.

현대자산운용의 자기자본은 지난해 말 기준 313억원으로 KB금융 측에서는 PBR 1.7배를 적용해 500억원 정도의 가격을 원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대신증권이 현대운용을 가져갈 공산이 크다고 내다보고 있다.

유력 경쟁자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은 PBR 1배에도 미치지 않는 가격을 제시해 가격 경쟁에서 밀렸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일반적으로 현대운용 실사 후 큰 변수가 없는 한 예비입찰에서 제시한 가격을 본입찰에서도 제시할 공산이 크다.

현대운용은 부동산 등 대체투자 펀드에 특화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운용자산(AUM)은 7조6천억원으로 이중 2조원 가량이 부동산, 8천80억원정도가 특별자산이다.

대신금융그룹의 경우 대신자산운용이 현재 주식과 채권 등 기존 펀드에서 별다른 성과를 내고 있지 않아 그룹 차원에서 사업 다각화를 위해 부동산 운용사를 인수하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대신F&I라는 부실채권(NPL) 투자 전문 배드뱅크가 부동산 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지만, 대신자산운용의 부동산펀드는 미미해 현대운용을 인수할 경우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미래에셋그룹의 경우 대우증권을 인수하고, 산은자산운용을 멀티에셋자산운용으로 바꾼 것이 사업 기반을 확고히 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때문에 현대운용 인수로 국내 대체투자 쪽에도 새로 드라이브를 걸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한 금융투자업계 고위 관계자는 "대신자산운용이 주식형 펀드 등에서 고전하고 있어 이번에 현대운용을 인수해 회사를 살리겠다는 의지가 강력하다"며 "미래에셋자산운용 입장에서는 사실 현대운용을 인수한다고 해도 별다른 실익이 기대되지 않고 오너가 절대 비싼 가격을 부르지는 않기 때문에 인수 의지도 대신에 비해서는 덜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앞서 현대자산운용은 지난달 초 매각 공고를 내고 지난달 말 예비입찰을 마감했다. 예비입찰에는 대신증권과 미래에셋운용, 키움증권, 아프로그룹 등 10여곳이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한 바 있다.

jykim@yna.co.kr

klkim@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