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분식회계 의혹이 불거진 세계 최대 알루미늄 제련업체인 중국굉교(영문명 차이나훙차오·01378.HK)가 신용경색 위기에 직면했다.

1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직원 6만명에 달하는 중국굉교는 공매도 투자자들의 분식회계 논란에 자사의 회계를 맡은 '언스트 앤 영'이 "극도로 보수적이며 신중한 태도로 돌아섰다"며 지난달 4일 중국비철금속산업협회(CNIA)에 지원을 요청했다.

이후 이틀 뒤에 언스트앤영은 중국굉교에 2016년 재무 결과에 대한 회계 감사를 중단한다고 통보했다.

언스트앤영은 연례 재무 결과 발표를 늦추고 공매도 투자자들의 의혹에 대한 별도의 조사를 독립 기관에 위탁할 것을 요구했다.

앞서 공매도 투자업체인 에머슨 애널리스틱스는 중국굉교가 수익을 부풀렸다고 주장하는 보고서를 발표해 중국굉교의 주가를 급락시킨 바 있다. 중국굉교의 주식은 홍콩 시장에서 지난달 22일부터 거래 중지된 상태다.

작년 11월에도 한 익명의 투자자가 웹사이트 훙차오익스포즈드닷컴(hongqiaoexposed.com)에 게시한 보고서에서 중국굉교의 이익마진이 믿을 수 없는 수준이라며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중국굉교는 지난달 4일 CNIA에 보낸 서한에서 회사는 홍콩 증권 당국의 조사 위험에 직면했으며 신용 경색 위기에도 처해있다고 밝혔다.

공시에 따르면 회사의 채무는 약 100억 달러에 달한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중국굉교가 채권단으로부터 채무 유예를 얻지 못하면 약 7억 달러 가량의 대출을 디폴트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S&P는 앞서 언스트앤영의 조치를 지적하며 중국굉교의 채권 등급을 정크 등급인 'B+'로 한 단계 내렸다.

하지만 지난 31일 중국굉교는 공매도 투자자들의 의혹 제기와 관련해 이는 "사실이 아니며 근거가 없는 주장"이라고 공식 반박했다.

중국굉교는 CNIA와 중국 정부에 지원을 요청하며 어떤 조치도 이뤄지지 않으면 "지역 내 체계적 금융위험"과 "극적인 사회적 불안" 등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WSJ은 중국 정부나 당국이 이후 중국굉교의 사안에 직접 개입했는지는 분명하지 않다고 전했다.

원자재 리서치 업체 CRU그룹에 따르면 중국굉교의 알루미늄 생산력은 2011년 이후 거의 4배가량 증가해 연간 670만 톤에 달한다. 러시아의 루살과 미국의 알코아가 연간 각각 410만 톤, 340만 톤을 생산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수준이다.

미국의 한 연구 조사 자료에 따르면 작년 중국 알루미늄 생산량은 총 3천100만 톤으로 전 세계 생산량의 절반을 웃돌며 2011년 이후 60% 이상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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