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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수연의 전망대> 우리는 왜 '하마다 고이치'가 없을까
      |  ne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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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인 2017.04.17  10: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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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연합인포맥스) 만성 무기력증에 빠져 있던 일본이 달라졌다. 실물경제가 잃어버린 20년에서 벗어날 조짐을 보이면서 실업률도 떨어지는 등 사실상 완전고용상태라고 한다. 아직 성공했다고 장담할 수 없지만 아베노믹스가 작동한 결과다. 무지막지한 돈풀기에 나선지 4년만에 주가는 세배나 뛰었고 기업수익도 좋아졌다. 이 모든 게 하마다 고이치라는 노 경제학자의 격정에서 출발됐다. 예일대 명예교수인 그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가정교사 역할을 자처하면서 일본 경제 활력 회복의 숨은 설계자로 통한다.



    ◇ 신의 한수, 엔저의 숨은 설계자

    하마다 교수는 2012년 발간한 '미국은 일본의 부활을 알고 있다'는 제목의 저서를 통해 엔화의 절하를 추진해도 무방한 논리적 근거를 제시했다. 그는 미국이 리먼브러더스 파산에 따른 쇼크를 진화하기 위해 돈을 마구잡이로 찍어낼 때 일본이 아무런 불평을 하지 않았던 점을 강조했다. 일본도 미국이 다급할 때 참아줬으니 미국도 일본이 힘들 때 도와줄 것이라는 게 그의 주장이었다.

    그는 특히 디플레이션 기대심리가 망령처럼 깃든 일본 경제는 금융완화 정책을 통해 풀어야 한다며 2013년부터 집권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에 무차별적인 양적 완화 정책을 주문했다.

    그는 자신의 저서를 통해 당시 아시아개발은행(ADB) 총재로 있던 구로다 하루히코의 일본은행(BOJ) 총재 발탁을 천거했다. 일본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신의 한수'인 엔저를 추진할 사령탑으로 구로다를 지목하고 관철시킬 정도로 하마다의 영향력은 절대적이었다.

    ◇패륜이라는 비난도 감수하며 수제자 경질

    하마다는 자신의 가장 촉망받던 제자였던 시라가와 전 일본은행 총재의 경질을 주장하는 등 패륜이라는 도덕적 비난도 감수했다. 그는 저서에서 시라가와 전 총재가 잘못된 이론에 근거, 과감한 금융완화정책에 반대한다며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하마다가 예언했듯이 미국 등 서구 선진국은 엔저를 용인했다. 성장 동력을 찾지 못하는 글로벌 경제에 일본의 부활이 그나마 도움이 될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그의 훈수 덕분에 달러-엔 환율은 2013년 1월21일 아베총리 취임식 당시 89.68엔에서 2015년 6월5일 125.85엔까지 수직상승했다. 이후 조정을 받은 끝에 최근 달러당 110엔 부근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달러엔 환율이 단기간에 저점 대비 무려 40% 가까이 절하되면서 일본 경제가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일본의 디플레이션이 불충분한 금융정책의 결과이므로 과감한 양적완화정책을 추진, 소비와 투자를 촉진하고 엔저를 유도해 수출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하마다의 주장이 받아들여진 결과다.

    ◇우리는 경제멘토가 직접 정치

    우리도 실력 있는 경제학자들이 있지만 하마다 만큼의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통화정책 최고 전문가라는 정운찬 전 총리가 동반성장의 기치를 내걸었지만 메아리 없는 아우성에 그쳤다. 이번 대통령선거에 후보로 직접 나섰다가 사퇴하는 등 정치적 행보 탓이다. 경제민주화와 복지확대를 내세운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실력있는 경제학자였지만 별다른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당파성을 가지는 정치 일선에 뛰어 들면서 그의 주장은 정파적 이해 관계속에 묻혀버렸다. (정책금융부장)

    ne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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