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대우조선해양의 채무재조정 이슈 탓에 주요 연기금을 중심으로 손실 부담이 가중하고 있는 가운데서도 롯데칠성음료와 만도가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오버부킹'을 기록했다.

17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지난 신용등급이 AA급인 롯데칠성음료(발행 예정액 2천500억원)와 만도(1천억원)는 지난 14일 회사채 발행을 위해 실시한 수요예측에서 각각 4천900억원과 4천억원의 주문을 이끌어 냈다.

특히, 롯데칠성음료는 연기금의 수요 이탈 현상 탓에 중·장기물 발행에 대한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도 전 트렌치 '오버부킹'에 성공했다.

대세인 3년물에 절반 가량인 2천400억원의 수요가 몰려들었지만, 5년물과 7년물도 1천700억원과 800억원의 주문을 확보하며 '선방'했다는 평가다.

하지만 3년물과 5·7년물의 발행 스프레드(가산금리) 차이는 피할 수 없었다.

자산 운용사 등의 수요가 집중된 3년물의 경우 7bp 수준에서 목표 금액을 채울 수 있었지만, 장기물의 주요 투자 주체인 보험권과 연기금의 수요가 줄어든 탓에 5년물은 10bp, 7년물은 15bp까지 발행 스프레드가 확대됐기 때문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단기물의 경우 수요 기반이 여전히 견고한 데 반해 5년물 이상의 중·장기물의 경우 수요 축소를 겪고 있는 상황"이라며 "회사채 투자에 대한 연기금 및 보험권의 경계심이 부쩍 커진 점을 감안하면 롯데칠성음료가 선방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렇다 보니 3년물로만 만기를 구성했던 만도는 신용등급 차이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다.

만도의 신용등급은 'AA-'로 롯데칠성음료(AA+)와는 두 단계 차이를 보이고 있다.

1천억원 규모였던 만도의 회사채에는 발행 예정액의 4배에 해당하는 수요가 밀려들었다.

이렇다 보니 발행 스프레드 또한 개별민평금리를 하회한 수준인 -11bp에서 잠정 확정할 수 있었다.

다만, 롯데칠성음료는 최대 4천억원, 만도는 최대 1천500억원까지의 증액을 고려하고 있는 만큼, 향후 발행 스프레드는 소폭 조정될 여지가 있다.

한편, 롯데칠성음료는 이번 회사채 발행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오는 6월 만기도래하는 3천억원 규모의 기업어음(CP) 상환에, 만도는 700억원 규모의 은행 차입금 상환에 활용할 방침이다.

jwon@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