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기자 = 국내 1위 화장품 기업 아모레퍼시픽이 올해 1분기 부진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미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진행 이후 중국이 한국행 여행을 금지하면서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헬스앤뷰티(H&B)스토어가 성장하면서 아모레퍼시픽의 로드숍인 아리따움의 매출이 정체된 것도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 꼽힌다.

18일 연합인포맥스가 최근 3개월간 증권사들이 발표한 실적 전망치를 집계한 결과, 아모레퍼시픽은 연결 기준으로 올 1분기 매출액 1조5천914억원, 영업이익 3천358억원, 당기순이익 2천622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7.16% 증가하나,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0.59%, 0.3%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사드 관련 리스크가 아모레퍼시픽의 발목을 잡은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중국 관광당국인 국가여유국은 지난달 15일부터 한국행 여행상품 판매를 전면 금지했다. 이에 따라 한국을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했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중국인 관광객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9% 줄었다. 지난 3월엔 39.4% 급감했다.

중국인 관광객 감소는 아모레퍼시픽의 실적 부진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국내 면세점에서 화장품을 구매하는 중국인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한국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아모레퍼시픽의 경우 면세점의 이익 기여도가 작년 기준 35% 이상"이라며 "이 중 80% 이상이 중국인 관광객 수요로 추정된다. 중국 정부의 한국 여행 규제가 지속되면 실적 부진은 당분간 불가피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면세점 이외의 다른 채널에서도 화장품 판매가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H&B스토어가 성장하면서 아리따움의 매출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히트 제품이 없는 점도 골칫거리다.

이선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H&B 스토어가 화장품 유통채널로 부상하면서 아리따움을 찾는 소비자들이 감소하고 있다"며 "아리따움의 국내 점포 수는 2015년 4분기 1천350개에 달한 뒤, 정체된 상태"라고 했다.

실제 H&B 스토어 시장은 급성장하고 있다. 올리브영과 GS왓슨스, 롭스 등 H&B스토어 3사의 매출은 지난 2013년 5천662억원, 2014년 7천425억원, 2015년 9천877억원, 작년 1조2천896억원을 기록했다. 3년 새 H&B스토어 시장 규모가 2배 이상 커졌다. 올해 H&B스토어 시장규모는 1조7천억원으로 전년보다 28% 커질 것으로 전망됐다.

이선화 연구원은 "히트 제품이 없는 점도 문제"라며 "2008년 처음 출시한 아이오페의 에어쿠션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판매 호조를 보였으나 이후 히트 제품이 출시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는 아모레퍼시픽 실적부진의 원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ygkim@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