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성진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의 감독담당 부의장 유력 후보로 떠오른 랜들 퀄스의 통화정책에 대한 철학이 향후 내부 갈등을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가 벌써 나오고 있다.
퀄스는 공화당 보수파들이 주장하는 '규칙에 입각한(rule-based)' 통화정책을 지지해 왔다는 점에서 이에 반대하는 현재 연준 고위 관계자들과 결정적인 차이를 보이고 있다.
조지 W. 부시(아들 부시) 행정부 시절 재무차관을 지낸 퀄스가 연준의 감독담당 부의장에 임명될 것이라는 보도는 1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을 시작으로 주요 외신들을 통해 잇달아 전해졌다.
백악관은 아직 공식 발표를 하지 않은 상태지만 미국 언론에서는 그가 낙점된 것이나 다름없다는 분위기가 흐르고 있다.
실제 임명되면 퀄스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고정적인 투표권을 갖고 통화정책 결정에 참여하게 된다.
그의 통화정책에 대한 철학은 지난해 3월 WSJ에 실은 공동기고문에서 엿볼 수 있다.
그는 당시 글에서 연준의 저금리 정책에 대한 비판적 입장을 밝혔다.
퀄스는 연준이 수년 동안 제로금리 정책을 편 탓에 "다양한 자산군에서 투기적 포지션이 증가했다"면서 모든 금융기관은 적절한 수익을 찾아야 하는 압박에 처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테일러 규칙과 같은 통화정책 규칙을 채택하면 금리를 정상화하고 대형은행 및 소형 기관이 위험을 감수하게 하는 유인을 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2015년 한 경제TV와 인터뷰에서도 연준이 규칙을 따르지 않아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에 일조했다고 말했다.
규칙에 따른 통화정책 실행은 중앙은행의 재량을 중시해온 연준의 스탠스와 양립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연준 고위 관계자들은 공화당 내부에서 연준이 규칙을 따르도록 강제하는 입법 시도가 나오는 데 대해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위협할 뿐 아니라 통화정책의 효과를 저해한다고 지속해서 반대해왔다.
재닛 옐런 의장은 지난 10일 미시간대학 공공정책대학원에서 열린 정책 토크에서 관련 법안들을 거론하면서 "우리의 독립성이 다소 위협받고 있다"고 우려를 나타낸 바 있다.
WSJ은 퀄스의 규칙을 활용한 통화정책 결정 주장은 현재 연준 관료들과 충돌하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금융규제에 대한 퀄스의 입장은 현재 연준 내부 컨센서스에 비해 월가 쪽에 가까운 것으로 보인다.
그는 2015년 경제TV와 인터뷰에서 도드-프랭크법의 폐지가 "정치적으로 매우 어렵다"면서도 법안을 대폭 수정하는 방안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작년 3월 WSJ 공동기고문에서는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의 대형은행 해체 주장에 대해 "심각하게 잘못됐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2001년부터 2006년까지 재무부에서 일한 그는 대형 사모펀드 칼라일그룹의 파트너로 자리를 옮겼다가 사모투자회사 사이노슈어그룹을 공동 설립했다.
현재 감독담당 업무를 대행하고 있는 제롬 파월 이사도 칼라일그룹의 파트너(1997~2005년)로 재직한 바 있다.
<연준 감독담당 부의장 유력 후보 랜들 퀄스>
sjkim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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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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