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병극 기자 = 대우조선해양이 5차례에 걸친 사채권자집회를 마무리하면서 모든 채권자의 채무 재조정을 사실상 끝냈다.

이에 따라 대우조선해양은 'P플랜(프리패키지드플랜)'이라는 위기에서 벗어나 다시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의 신규자금 지원을 통해 향후 경영정상화를 추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그러나 금융권과 사채권자의 채무 재조정으로 유동성 문제는 한고비를 넘겼으나 글로벌 조선업황의 불황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자력으로 경영정상화를 이뤄내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들이 적지 않다.

◇ 사채권자집회 마무리…채무 재조정 일단락

대우조선해양은 18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사무소에서 개최된 5차 사채권자집회에서도 채무 재조정 방안이 가결됐다고 밝혔다.

5차 집회는 내년 3월 만기도래하는 회사채 7회차 3천500억원이 대상이었다.

이번 집회에서는 출석 사채권자가 2천735억원으로 채무 재조정 대상 3천500억원 중에서 78.14%가 참석했다. 찬성 채권액은 2천724억원으로 출석 사채권의 99.61%에 달했다. 전체 사채권의 77.84% 수준이다.

이날 오전에 열린 4차 사채권자집회에서도 제6-2회차 600억원에 대한 채무 재조정이 가결됐다. 전일 3차례의 사채권자집회에 이어 이틀간 모두 5차례에 걸친 사채권자집회를 통해 회사채 1조3천500억원에 대한 채무 재조정이 마무리된 셈이다.

앞서 시중은행들도 무담보채권 7천억원 중 80%를 출자전환하고 나머지 20%에 대해서는 만기를 5년 연장하는 내용의 채무 재조정 방안에 합의한 바 있다.

◇ 유동성 문제 일단락…급한 불만 껐다

채무 재조정이 사실상 마무리됨에 따라 대우조선해양의 회사채 상환 불이행으로 촉발될 수 있었던 단기적인 유동성 문제도 일단락됐다.

산은과 수은은 대우조선해양에 2조9천억원의 신규자금을 투입할 예정이다. 금융당국과 산은은 대우조선해양 노동조합의 임금 삭감과 시중은행 및 사채권자의 채무 재조정 합의 등을 전제로 자금 투입을 약속한 바 있다.

그러나 대우조선해양은 궁극적으로 조선업황 부진에 따른 재무구조 악화와 유동성 우려가 되풀이되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하는 숙제를 풀어야 하는 상황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이미 수조원에 달하는 유동성을 공급받고도 다시 채권자들에 손을 벌리는 신세가 됐다. 특히 수주 절벽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제대로 구조조정 성과를 달성하지 못하면 또다시 밑 빠진 독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 다운사이징 시급…중장기 주인찾기 과제

나아가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흑자전환에 이어 다운사이징을 통해 새로운 회사로 거듭나야 하는 과제도 해결해야 하는 실정이다.

대우조선해양의 주채권은행인 산은은 현시점에서 채무 재조정의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향후 매각 등 M&A에 의한 대우조선해양의 정상화 추진을 피력한 바 있다. 대우조선해양이 경영을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주인 찾기가 필수라는 의미다.

이에 앞서 대우조선해양은 재무구조 개선과 경영 효율화를 위해 다운사이징을 골자로 하는 뼈를 깎는 구조조정에 성공해야 하는 상황이다.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도 "무거운 사명감과 함께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흑자로 전환함으로써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위해 대우조선해양은 일반 상선과 특수선 중심으로 효율화를 추진하고, 유동성 문제를 촉발한 해양플랜트는 기준 수주잔량 인도에 집행하면서 사실상 정리하는 등 다운사이징과 사업재편을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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