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윤정 기자 = 교보증권이 당초 계획한 자기주식 처분을 완료하지 못했다. 자사주 매각 이슈로 주가가 눌렸고 이 과정에서 외국인 지분율만 늘어나면서 기존 주주들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교보증권은 전일까지 131만5천662주의 자기주식을 처분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3451) 집계 결과를 보면 자사주 처분 기간 단 22만2천주가 체결되는 데 그쳐 예정된 물량의 17%만이 매각됐다.

한국거래소의 공시 규정에 의하면 자기주식을 예정 기간 내에 취득 또는 처분하고자 하는 경우 당초 신고한 물량에 미달하도록 주문을 냈을 경우 불성실 공시법인으로 지정될 소지가 있다. 교보증권 측은 매일 성실하게 매도 주문을 냈으나 시장에서 소화하지 못한 것이므로 귀책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신고한 자기주식 처분 기간 이내에 신고 주식 수를 모두 처리하지 못한 경우에는 해당 취득 기간 만료 후 1월이 지난 뒤 새롭게 처분이 가능하다. 이에 일각에서는 교보증권이 이후 블록딜 방식을 택할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소액주주들은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당초 자사주 매각 방침이 발표된 직후에도 주주들 사이에서는 "당장 자본 확충이 급하지 않음에도 장내 자사주 매각을 선택한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의견이 많았기 때문이다.

자사주 매각 발표 후 오버행 우려감이 반영되며 교보증권의 주가는 부진했다. 최근 3개월간 증권업종 주가가 2% 올랐으나 교보증권은 1% 내렸다. 시가총액이 비슷한 HMC투자증권과 유진투자증권이 2% 이상 상승한 것과 대조적이다.

교보증권은 배당을 둘러싸고도 주주들과 한차례 마찰을 빚었다. 한 개인 투자자가 주주총회에 앞서 배당성향을 30%까지 확대할 것을 요구하는 주주제안에 나섰다. 교보증권이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고 있음에도 타 증권사 대비 배당성향이 낮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지난해 교보증권의 배당성향은 9%에 그쳐 HMC투자증권(29%), 이베스트투자증권(76%)와 비교해 현저하게 낮았다. 하나금융투자와 NH투자증권 등의 배당성향은 50%를 훌쩍 상회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예정된 자사주 매각에는 실패했고 장내 매각 방식을 택해 그동안 주가는 지지부진했다"며 "시세 차익을 얻기 힘든 것은 물론 배당도 부진해 투자자 입장에서는 두 가지 다 만족스럽지 못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자사주 매각 발표 이후 외국인 지분율은 8%대에서 11% 중반으로 뛰어올라 사상 최고치에 달했다.

이에 다른 관계자는 "주가가 눌리는 동안 외국인 투자자들이 헐값에 주식을 사들였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며 "기존 주주들에 대한 배려가 제고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yj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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