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장순환 기자 =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 보복에 직접적인 피해를 보는 롯데쇼핑이 소비 심리 악화에 따른 국내 사업 부진까지 더해져 올해 1분기 부진한 실적이 예상된다.

큰 폭의 적자로 실적 악화에 주 요인인 중국 대형마트 사업은 사드 후폭풍으로 영업정지에 따른 매출 감소가 현실화되는 상황이고 주력 사업인 백화점과 할인점 등 국내 사업 역시 시장에 기대에 미치지 못할 전망이다.

19일 연합인포맥스의 컨센서스(8031 화면)에 따르면 지난 3개월간 9개 증권사의 전망치를 집계한 결과 롯데쇼핑의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은 2천113억원으로 전년보다 1.54%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실적발표가 다가올수록 주요 증권사들은 롯데쇼핑의 실적 전망치를 낮추며 시장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 실적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삼성증권 남옥진 연구원은 "국내외 전반적 실적 부진으로 시장 컨센서스 하회를 예상한다"며 "국내 부문의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고 중국사업에서 영업적자 확대가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우선 주력 사업인 백화점과 할인점 등 국내 사업 부문이 지난 분기 수준의 역성장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4분기는 소비심리 위축에 따른 주요사업부(백화점, 할인점) 기존점 매출 부진했다. 백화점 기존점 매출성장률은 -4.3%, 할인점 -3.3%였다.

흥국증권 임영주 연구원도 "동일 점포 기준 백화점과 할인점이 역신장을 계속하며 매출 증가가 더딜 전망"이라며 "다른 사업부도 실적 개선 폭은 미미할 전망이며, 중국발 사드 규제의 영향으로 해외 사업부의 실적도 부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국내 사업의 부진과 함께 중국 정부의 사드 보복에 따른 해외 사업부 손실 확대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롯데마트 중국 사업부가 지난 3월에만 약 500억원의 직접적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영업정지가 장기화할수록 피해 규모는 점점 늘어나 이달에는 약 750억원대의 손실과 오는 5월에는 1천억원대까지 손실이 커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제 롯데마트에 따르면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6일까지 1차 영업정지 기간 만료일이 도래한 점포가 영업정지 매장 75개 중 48개다. 이 중에서 41개 점에 대해서는 여전히 현장 재점검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현장 재점검을 받은 7개점도 단둥완다점, 자싱점 등 6개점은 이달 말 또는 다음 달 초까지 2차 영업정지 처분이 내려졌다. 반면, 허베이성에 있는 옌지아오 점만 지난 5일 영업재개 허가 처분이 내려진 상태다.

따라서, 만약 현재와 같은 상황이 연말까지 이어질 경우 누적 손실액은 1조원대에 이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강제 영업정지 처분 74점의 1차 영업정지 기간 최종 만료일은 오는 28일이다.

이에 롯데쇼핑은 일단 대규모 자금을 투입해 현재 상황에 대응할 계획이지만 대규모 자금 투입이 실적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롯데쇼핑은 최근 이사회를 통해 원활한 중국 사업 진행을 위해 해외 계열회사인 롯데쇼핑홀딩스 홍콩법인에 올해 5월 1억9천200만달러(약 2천300억원)의 출자를 결정했다.

이와 함께 롯데마트 상하이(上海) 화둥(華東)법인인 '강소낙천마특상업유한공사'에 차입 등을 위한 예금담보로 이달 중으로 7억9천200만위안(약 1천580억원)를 제공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사드 보복의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국내 사업 역시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하반기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이 있지만, 실적 개선에 대한 불확실성이 더 크다"고 말했다.

sh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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