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부터 에어컨 생산라인 풀가동



(광주=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삼성전자가 예년보다 한 달 빠른 지난 3월부터 광주에 위치한 에어컨 생산라인을 풀가동하기 시작했다.

에어컨의 기능이 다양해지고 사계절 제품으로 인식되기 시작하면서 구매 시기도 점점 앞당겨지고 있어서다.

특히나 지난해 1월 출시한 '무풍에어컨'이 인기여서 에어컨 생산라인의 70%에서 무풍에어컨을 생산하고 있다. 누적판매량이 35만대를 돌파했다.

지난 18일 삼성전자 프리미엄 생활가전의 핵심기지라 할 수 있는 광주광역시에 위치한 사업장을 찾았다. 프리미엄 제품을 직접 만드는 테스트베드이자 생산까지 담당하는 곳이다.

에어컨은 물론 냉장고와 세탁기 등 생활가전과 모터, 콤프레셔와 같은 핵심부품을 생산한다. 약 70만㎡(약21만2천평)의 부지에 3개의 캠퍼스로 구성돼 있으며 임직원은 3천500여명에 달한다.

◇컨베이어에서 모듈 방식으로…스마트팩토리 '무풍에어컨' 라인

삼성의 '무풍에어컨'과 공기청정기 '블루스카이'가 생산되는 제2캠퍼스는 스마트팩토리로의 진화가 한창 진행 중이다.

6개 라인으로 구성된 공장은 투입과 조립, 검사, 완성, 출하의 5단계를 거쳐 완제품을 내놓는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2년까지 컨베이어라인의 생산방식에서 2013년부터 모듈 단위의 생산방식으로 변경했다. 여러 명의 작업자가 각자 정해진 단순 작업을 하던 방식에서 한 명의 전문가가 해당 공정을 책임지는 '장인 제조' 방식이라고 삼성전자는 설명했다.

한눈에 보기에도 단순 반복작업이 아닌 제품을 이리저리 뜯어보고 살피는 작업자들이 눈에 들어왔다.

2014년부터 시작된 전 공정 ICT 자동화를 2020년까지 완성할 예정이다.

자재 투입과 사전부품 조립은 무인 자동화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제품 검사와 완성품 조립은 숙련된 작업자가 모듈 생산시스템으로 운영한다.

이를 통해 생산량이 25%나 늘었고, 공정 품질도 크게 개선됐다.

삼성전자 광주사업장 이계복 그룹장은 "컨베이어에서 모듈방식의 셀로 바뀌면서 작업의 흐름이 깨지지 않아 불량률이 낮아졌다. 작업 공간도 30%가량 줄였다"고 설명했다.

로봇과 첨단 기술이 일부 작업을 대체하면서 효율이 크게 높아졌다.

일례로 무풍에어컨은 직경 1mm 수준의 마이크로홀을 13만5천개를 갖고 있는데 육안으로 어려운 품질 검사를 '3D 스캔기법'을 적용해 홀막힘과 이물침투, 갭불량 등을 검출할 수 있게 됐다.

작년 11월 도입된 3D 비전 검사를 통해 외관불량이 50%나 감소했다고 덧붙였다.

여기에다 기존에 에어컨을 세워서 하던 작업을 눕혀서 하면서 작업의 피로도와 불량률을 줄였다. 작업자 눈높이에 있는 방해물을 없애는 '현장 가시화' 활동도 진행 중이다.







◇국내 최고의 중대형 금형 연구·생산 설비…정밀금형개발센터

정밀금형개발센터의 최성욱 수석연구원은 "보통 에어컨 하나를 만드는데 200개에서 300개의 금형이 필요하다. 냉장고 하나에는 금형기가 150개에서 200개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금형은 금속이나 플라스틱 원재료를 가공해 제품을 대량 생산하는 데 필요한 '틀'이다. 보통 붕어빵을 찍어내는 틀을 연상하면 쉽다.

플라스틱 원재료를 15t짜리 금형 장비에 넣고 70여초가 지나자 삼성 에어컨의 플라스틱 후면 바디가 '뚝딱'하고 만들어 차곡차곡 쌓였다.

이렇게 에어컨뿐 아니라 냉장고, 세탁기 등 삼성전자의 가전제품의 금형 제작을 담당하는 시설이 바로 이곳이다. 2010년에 만들어진 이 센터는 약 2만5천㎡(약7천700평) 부지에 지상 2층 규모로 건립된 국내 최고의 금형 연구 및 생산 시설이다.

가공과 사출, 프레스 관련 다양한 종류의 최첨단 금형 장비를 갖추고 있다.

금형을 설계하고 부품의 가공이 이루어지면 조립까지 이곳에서 마무리된다.

삼성전자는 특히 무풍에어컨에 적용된 13만5천개의 마이크로 홀을 가능하게 한 프레스 금형 기술을 강조했다.

금형의 공차가 머리카락 두께의 201분의 1인 0.005mm를 유지할 수 있도록 초정밀 가공기술을 확보했다는 것이다. 수백개의 펀치가 파손없이 13만5천개의 미세한 홀을 만들 수 있도록 고속 타공이 가능한 프레스 기술을 개발했다.

프레스 기술은 삼성전자가 프리미엄 가전의 외관을 메탈 중심으로 가져가면서 그 기술력이 더 중요해졌다. 생산량이 많지 않아 월 5천~1만대 정도 생산하는 프리미엄 제품군에 프레스 금형 기술이 많이 쓰인다.

삼성전자 정밀금형개발센터는 지역의 대학과 연구소와 연계해 원천기술 개발, 협력사 대상 금형 설계, 레이저 열처리, 주요 가공 기법 등 핵심 기술과 노하우를 전수해 지역 금형 인프라 구축에도 기여하고 있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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