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한용 기자 = 경기침체와 금융당국의 규제로 카드사태 이후 최악의 업황악화 국면에 빠진 신용카드업계에 구조조정 칼바람이 불 태세다.

올해 하반기 들어 다수 업체가 비상경영체제를 발동해 비용 절감에 나섰고, 조직과 인력 구조조정 관측도 끊이지 않고 있다.

▲ 본격 구조조정 시작되나 = 카드업계는 당국 규제의 효과가 본격화되는 내년 이후 상황에 대비해 몸집 줄이기에 들어갔다.

업계에선 카드사들이 올해 10%가량 인력을 줄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무리한 감원보다는 정년ㆍ명예퇴직 등의 방법으로 후유증을 최소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카드는 조직을 140개 부서에서 121개 부서로 축소했다. 조직개편으로 일부 팀장 자리가 없어졌다.

현대카드는 이번 조직개편이 경영 효율화를 위한 것으로 인위적인 인력 감축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지만, 업계에선 조직 개편과 연계해 자연스럽게 구조조정이 이뤄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현대카드는 또 당분간 영업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마케팅 비용을 축소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

업계 1위인 신한카드는 위기 상황을 맞아 전사적 차원의 비용 합리화 작업에 나섰다.

부서별 비용절감 활동에 대한 성과평가 시 가산점을 기존 5%에서 10%로 확대하고, 비용절감과제 점검 주기를 분기 단위에서 월 단위로 단축했다.

KB국민카드는 경영환경 악화에 대비해 비용절감 등 자구노력에 나서는 한편, 한 장의 카드에 다양한 혜택을 담는 방식으로 카드 발급량을 줄여 관련 비용을 절감할 계획이다.

삼성카드는 이달부터 경영지원실장(부사장급) 산하에 원가혁신팀을 신설하고, 회사 경영 전분야에서 비용절감 요소를 발굴하는 작업에 나섰다.

롯데카드는 지난 7월 위기 극복을 위한 비상경영체제를 선포하고, 수익증대와 비용절감 등 두 가지 주제로 전사적인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 업체별 생존 전략은 = 카드업계는 고비용 마케팅 구조 개선 등을 위해서는 회원에 대한 부가서비스를 일부 축소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신한카드, KB국민카드, 삼성카드, 현대카드, 롯데카드, 하나SK카드, 비씨카드는 초우량고객(VVIP)의 카드 혜택을 줄이라는 금융 당국의 권고를 수용하기로 했다.

신규 VVIP 카드 상품은 다음 달부터 아예 출시하지 않는다. 일반 카드의 혜택은 줄이면서 VVIP 카드만 파격적인 혜택을 유지하는 것에 대한 사회적 시선이 곱지 않기 때문이다.

대고객 서비스 축소 외에 신용판매와 금융서비스 등 본업과 모바일카드 시장 확대 등 신 수익원 확보를 위한 노력도 치열하다.

신한카드는 스마트폰의 보급과 모바일 결제 기술의 발전이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금융과 통신, 유통업종 등 이종업종 간 컨버전스가 활발히 일어나고 있는데 주목해 투자를 지속해 나갈 계획이다.

KB국민카드는 할부금융과 팩토링, 수수료 기반 비즈니스 등과 같은 다양한 분야의 신사업 기회를 발굴한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삼성카드는 올해 4월 보스턴컨설팅그룹에서 경영 컨설팅을 받고 모바일과 온라인 기반의 이커머스를 강화해 신성장 동력을 확보해 나가기로 했다.

하나SK카드는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가 3천만명을 넘어서며 사회적인 트랜드로 잡은 만큼 모바일카드 시장 확대에서 선도적 역할을 계속해 나갈 방침이다.

업계에선 그러나 불황기 카드사들이 생존 기회를 확보하려면 본업 외에 부수업무를 확대할 길이 열려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여신전문금융업법상 부수업무 규정은 보험판매, 여행알선, 통신판매 등 금융위원회가 지정한 사업으로 제한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열거주의 방식 대신 금지업종만 나열하고 원칙적으로 자유화하는 포괄주의 방식으로 여전법상의 부수업무 범위 규정 방식을 변경해야 업계가 활로를 모색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h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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