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경림 기자 = 외국인인 2거래일간 연중 최고 수준에 이르는 규모로 코스피200지수 선물을 팔아치운 가운데 국내 증시에 대한 시각이 바뀐 것인지에 관심이 쏠린다.

전문가들은 내달 열리는 대선 이후에도 코스피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에 외국인도 매도 우위로 돌아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20일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3803)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 2거래일간 1만800여계약, 금액으로는 8천억원 이상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특히 지난 18일은 1만계약 이상 팔아치우며 연초 이후 최고 수준에 이르는 규모로 순매도했다. 직전 최고치는 지난 3월 3일에 7천467계약을 팔았을 때다.

만기일 이후 코스피200 6월물의 이론가는 277.04~277.92, 거래 가격은 276.95~277.80 수준이었다. 선물 가격은 줄곧 이론가를 하회했다. 선물 고평가로 팔았다는 건 아니란 의미다.

이에 외국인 투자자가 최근 이처럼 현물을 비롯해 선물에서까지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내는 이유로는 북한 리스크를 비롯해 원화 가치 상승과 국내 기업의 이익 안정성 등이 지목되고 있다.

한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는 "외국인이 이달 들어 계속 현ㆍ선물에서 모두 매도 우위를 이어가고 있다는 것은 북한이 핵 실험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등 전쟁에 대한 우려가 반영됐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빨라도 북한 인민군 창건일이 있는 다음 주 중순까지는 셀 코리아가 계속될 공산이 크다"고 진단했다.

또 원화의 상대 가치가 신흥국 대비 높은 데다 최근 미국 정부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재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비치면서 수출 기업의 이익이 악화될 수 있다는 점도 외국인의 투심을 악화했다.

김영일 대신증권 연구원은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의 한미 FTA 관련 발언으로 수출 기업 이익에 대한 불안이 외국인 투자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며 "신흥국 대비 큰 폭으로 상승한 원화가치도 외국인들의 차익 시현을 부추겼다"고 설명했다.

5월 대선을 시장 분위기 전환의 기점으로 보는 시각도 있으나 일각에서는 수급이 중·소형주로 옮겨가고 외국인의 시각이 바뀌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지기호 케이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1분기 지속적으로 산 영향도 있고 최근 글로벌 증시 조정, 한국 시장에 대한 루머 등이 퍼져 외국인들도 영향을 받고 있다"며 "이에 방향성 없는 매도를 이어가는 것"이라고 귀띔했다.

지 센터장은 "과거에도 4월에 이어 5월까지도 외국인 매도가 이어진 경우가 많았고 대선이 끝나면 매기도 코스닥으로 몰리게 될 것"이라며 "코스피에서 외국인 매수는 주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kl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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