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한국과 미국의 10년 만기 국채 금리 스프레드 역전폭이 9개월 만에 가장 좁아졌다.

20일 연합인포맥스 최종호가 수익률 종합(화면번호 4511)과 해외금리 일별추이(화면번호 6540)에 따르면 지난 18일 한국의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2.174%, 미국 10년물 금리는 2.1747%를 나타내며 동일한 금리 수준을 기록했다.

이후 원화채 금리하락과 미국채 금리 반등으로 역전폭이 소폭 확대됐지만, 지난해 7월 한·미 10년물 금리가 본격적으로 역전폭을 확대하기 시작한 이후 가장 근접해 있는 상태다.





<2016년 7월 이후 한·미 10년물 금리 추이(단위:%, bp)>

지난해 말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과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으로 한·미 10년물 금리 역전폭은 44.76bp까지 확대됐다. 올해 39bp 역전된 상태로 시작한 한미 10년물 금리는 4개월 동안 역전폭을 축소하며 지난 18일에는 0.07bp까지 격차를 줄였다.

시장참가자들은 미국의 시리아 공습으로 4월부터 한반도를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가 확대되며 한미 금리 움직임이 차별화된 점이 스프레드 축소의 이유라고 설명했다.

미국채 금리는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와 트럼프의 저금리 옹호 발언으로 하락세를 이어갔지만, 국내 금리는 외국인 국채선물 매도와 대북리스크로 상승했다.

역전폭이 줄어드는 것은 한미 금리 스프레드가 제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이를 바라보는 채권 투자자들은 마음이 반갑지만은 않다.

해외채 투자를 본격적으로 확대하기 시작한 보험사 등 장기투자기관의 경우 환 헤지 프리미엄이 마이너스인 상황에서 불과 2주 만에 한미 금리 격차가 줄어들면서 해외채에 투자할 유인이 줄어든 상황이다.

증권사 해외채권 딜러는 "보험사 등 해외채권 투자를 노리는 장기투자기관의 경우 FX 스와프도 안 좋은 상황에서 미국채 금리하락으로 크레디트 금리가 빠지면 굳이 해외채를 거래할 유인을 못 찾는다"고 말했다.

보험사의 한 운용 딜러는 "해외채 투자 시 환헤지까지 고려해 원화 대비 상대적 가치를 고려하는데 미국 장기금리가 레인지 하단을 하회하면서 고민이 많다"며 "크레디트 스프레드가 벌어지는 종목들을 찾아 절대 금리 수준을 일정 부분 상쇄하거나 달러 채권 외 캐나다 달러나 스웨덴 크로나, 유로 같은 다른 통화 채권을 모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시장참가자들은 한·미 10년물 금리 역전폭은 재차 커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내다봤다.

이 보험사 해외채 딜러는 "구조화 채권에서 많이 쓰이는 10년 구간에선 한미 금리 역전폭이 재차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며 "통화정책에 민감한 단기 영역은 더 그럴 것이다"고 전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해외채권 투자 시 펀더멘털 분석뿐 아니라 환 헤지 후 기대수익률이 플러스(+)인 국가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며 "해외채권의 투자 만기와 환 헤지 기간의 미스매칭을 고려할 때 실제 해외채권 투자에 대한 성과는 기댓값보다 보수적으로 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s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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