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중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6.9%로 반등했고,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지 않으면서 무역전쟁 가능성은 완화됐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중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했고, 중국 당국은 자본유출 통제에 대한 고삐를 일부 완화했다.

부동산 시장 과열에 대한 우려는 남아있지만, 당장 중국의 거대한 부채 폭탄이 세계 경제의 주요 위험으로 부각되던 1년 전과 비교하면 분위기는 사뭇 달라진 셈이다.

지난 18일(현지시간) IMF는 중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6.6%로 상향했다. 또 내년 성장률 전망치도 6.2%로 올렸다.

IMF의 올해와 내년 전망치는 지난 1월 예상치보다 각각 0.1%포인트, 0.2%포인트 높아진 수치이다.

중국의 올해 1분기 성장률이 시장의 예상을 웃돈 6.9%를 기록하면서 이러한 전망에 더욱 힘을 더해줬다.

중국은 올해 들어 인프라 투자를 확대하는 등 재정정책을 통해 성장을 부양해왔다.

이에 따라 1분기 성장률은 작년 전체 성장률인 6.7%와 작년 4분기 성장률인 6.8%를 모두 웃돌았다.

이 정도 추세라면 올해 정부의 성장률 목표치인 6.5%를 무난하게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IMF는 중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한 것은 "2016년의 예상보다 강한 모멘텀과 성장률 목표치를 달성하기 위한 공공투자 확대와 강한 신용 증가 등 정책적 지원이 계속될 것이라는 기대를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착륙 우려와 위안화의 급락 가능성이 사라지면서 중국 당국의 자신감도 강화됐다.

SCMP에 따르면 중국은 최근 위안화 자본 유출입에 대한 통제를 일부 완화했다.

상업은행들에 역내외 위안화 유출입 규모가 일치하지 않을 경우 국경 간 위안화 자금 결제를 중단시켰던 조치를 지난주부터 해제한 것이다.

이보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지 않겠다고 공언하자 인민은행의 한 선임 관료는 사설을 통해 위안화를 준비통화로 격상시키는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번 주 리커창 총리는 위안화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크게 개선됐다고 말했다.

그는 위안화에 대한 시장의 신뢰 회복이 1분기 중국 무역흑자 증가에 크게 기여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부동산 시장의 과열과 과도한 신용에 의존하는 부채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IMF는 중국의 부양정책에 의존하는 성장세에 우려를 표명했고, 빠른 신용 증가세가 중국의 복잡하고 불투명한 금융시스템과 연계되고 있다는 점을 위험 요인으로 꼽았다.

중국의 사회융자 총량은 작년에만 17조8천억 위안 증가했다. 이는 전년 대비 12.8% 늘어난 것이다.

사회융자 총량은 위안화 대출 등 실물 경제에 공급된 유동성을 나타내는 지표다.

중국 당국은 최근 과도한 유동성이 금융 레버리지를 높인다고 판단, 이를 억제하기 위한 조치를 단행하고 있다.

그러나 뉴욕에 소재한 리서치 업체인 중국 베이지북 인터내셔널(CBB)은 "중국은 성장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1분기 신용을 더 억제하지 못했다"라며 당국의 신용 억제 노력이 미진하다고 지적했다.

1980년대 이후 중국의 개혁개방을 주장해온 중국의 저명한 경제학자 우 징리안은 지난주말 한 연설에서 중국은 여전히 투자 주도형 성장 모델에 의존하고 있으며 구조 개혁은 거의 진전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레버리지가 이미 한계점을 넘은 상황이라 (경기부양책의) 역효과는 특히 심각하다"라며 "작년부터 체계적 위험이 나타날 가능성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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