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금융기관 대출ㆍ판매신용 제외…한은 통계 87% 수준

실시간 파악해 정책대응 적기 추진 목적



(서울=연합인포맥스) 고유권 강수지 기자 = 금융당국은 한국은행이 3개월마다 발표하는 가계신용 통계와는 다른 별도의 가계부채 통계를 집계해 매월 발표하기로 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20일 업권별 가계대출 동향을 주기적으로 파악해, 시장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관련 정책을 적기에 마련해 정책대응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가계대출 속보치를 매월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가계대출 속보치는 가계부채 증가세가 안정화될 때까지 지속해서 공표한다는 게 금융당국의 판단이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속보치는 한은이 발표하는 가계신용 통계에서 기타금융기관 등의 대출과 판매신용은 제외된다.

가계신용의 포괄범위와 최대한 일치시키면서도 신속한 동향 파악이 주된 목적인 만큼 가계신용보다 대상 기관의 범위가 좁고, 영리성 가계대출을 분리하지 않았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보면 속보치의 포괄범위는 가계신용의 약 86.6% 수준이다. 한은이 집계한 작년 말 가계신용이 1천344조3천억 원이었으나 금융당국의 속보치에 따른 가계대출은 1천164조 원이다.

속보치에서는 장기간 큰 폭의 변동 없이 안정적으로 대출 규모가 유지되고 있는 신탁과 우체국예금의 가계대출은 빠진다. 작년 말 기준 잔액은 1조2천억 원으로 전체 가계신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1%에 불과하다.

또 공무원연금과 사학연금 등 연금기금의 대출도 제외된다. 작년 말 기준 잔액은 13조 원(비중 1.0%)이나 장기간 큰 변동 없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고, 연금수급자와 예정자에 대한 대출이어서 부실 가능한 리스크도 매우 낮은 편이다.

34조 원 정도인 주택도시기금과 한마음금융, 신용회복기금 등의 공적 금융기관 대출도 속보치 집계에서는 빠진다. 정부의 정책 필요에 따라 이뤄지는 대출인 데다, 기금운용계획과 국회 승인 등 공인된 별도의 절차에 따라 대출 규모가 관리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주택금융공사의 양도분과 증권사, 대부사업자 등의 기타금융중개회사의 대출(작년 말 기준 잔액 138조8천억 원)도 집계에 포함되지 않는다.

기타금융중개회사의 대출 중 67%는 주택금융공사의 정책 모기지 양도분이며 변동액의 대부분(82.4%)을 차지하고 있다.

주택금융공사 양도분을 제외한 기타금융중개회사의 최근 5년간 대출 변동액은 14조4천억 원 정도에 그친다.

증권사 대출의 경우는 매주 속보치 집계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이유로 통계에서 빼기로 했다.

한국장학재단과 보훈기금 등 공적 목적을 위해 정부 승인 등 공인된 별도절차로 관리되는 13조2천억 원(작년 말 기준) 규모의 기타금융기관 대출도 제외했다.

아울러 카드사용액과 할부금 등 가계의 소비활동과 관련된 판매신용의 경우 속보치를 토대로 한 선제적 관리를 적용하는 데 부적절한 측면이 있다는 고려해 제외하기로 했다.

판매신용은 코리아세일페스타, 신차 특판 등의 이벤트가 있을 경우 큰 폭으로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다만, 현금서비스와 카드론 등 여신전문금융사의 대출은 가계대출에 포함해 집계한다. 작년 말 기준으로 가계신용에서 판매신용은 72조7천억 원이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속보치는 정부의 선제적 정책대응이 필요한 중요 부문을 선별해 집계한 것으로 신속한 정보를 제공하는 데 주력할 것이다"고 말했다.

정규일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가계신용과 가계대출 속보치가 상충된다기 보다는 목적에 따라 다르다고 보면 된다"면서 "분석 목적에 따라 보완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금융당국과 한은은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가계대출 자료의 정확성을 높이고 통계 개선작업도 병행해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금융당국이 이날 발표한 1∼2월 가계대출 속보치는 한은이 매월 발표한 예금취급기관 가계대출 통계와도 차이가 있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속보치를 보면 1∼2월 증가액은 10조1천억 원이었으나 한은의 예금취급기관 가계대출상 증가액은 8조1천억 원이다. 두 기관 간 차이는 2조 원 정도다.

이러한 차이는 집계 대상 기관의 범위와 대출 자금의 분류에서 차이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금융당국 자료는 보험사와 여신전문회사의 가계대출을 포함하는 반면에 한은 통계에서는 이 수치를 넣지 않는다.

보험사와 여전사의 1∼2월 가계대출 증가액인 1조4천억 원과 6천억 원이 더 들어가 금융당국 속보치가 많게 집계된 것이다.

한은 관계자는 "보험사와 여전사를 제외하면 속보치와 예금취급기관 가계대출 통계와의 차이는 1천억 원 정도에 불과해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속보치와 가계신용 통계와의 차이는 1분기 가계신용 통계가 공표되는 내달 23일 이후 비교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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