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기자 = 프랑스 1차 대통령 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프렉시트(프랑스의 유럽연합 탈퇴)를 공약으로 내세운 극우 혹은 급진좌파 후보의 당선 가능성에 시장이 촉각을 세우고 있다.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이런 우려가 현실화할 경우 외국인의 국내증시 복귀가 늦어지고, 오는 6월까지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오는 23일 프랑스 1차 대선투표가 예정돼 있다.

프랑스는 1차 대선 투표에서 과반 이상의 지지를 받은 후보가 없을 경우 상위 득표자 2명끼리 다음 달 7일 2차 투표를 치른다.

현재 4명의 대선 후보 중도파 에마뉘엘 마크롱, 극우정당 마리 르펜, 공화당 프랑수아 피용. 급진좌파 장-뤼크 멜라숑이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기관 해리스 인터랙티브에 따르면 마크롱은 응답자 중 25%의 지지를 받았고, 유럽연합 탈퇴를 공약으로 내건 극우정당 후보인 마린 르펜의 지지율은 22%였다.

공화당의 프랑수아 피용과 급진좌파진영의 장뤼크 멜랑숑은 지지율 19%로 동률을 기록했다.

현재 대다수 전문가들은 르펜과 마크롱 후보가 2차 투표로 올라가고, 2차 투표에서 마크롱 후보가 승리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마크롱과 피용은 중도 성향 후보로 프랑스 EU 탈퇴를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지 않아, 이들의 당선은 시장 불안감을 잠재울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마크롱 후보와 멜랑숑 후보 간 지지율 차이가 여론조사 오차범위(±4%)와 크지 않아 르펜, 멜랑숑 후보가 2차 결선투표로 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두 후보는 EU 탈퇴를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전문가들은 르펜·멜랑숑 후보가 결선투표에 올라가는 최악의 상황이 닥칠 경우 지난해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보다도 금융시장 충격이 더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원화 약세 압력으로 외국인의 코스피 복귀도 지연될 가능성이 크다.

김성환 부국증권 연구원은" 특히 프랑스의 EU 탈퇴는 브렉시트보다 더 많은 불안요인을 가지고 있다. 프랑스는 독일 다음으로 EU 분담금 비중이 높아 EU 결속력 약화를 가속화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프랑스의 경우 유로화를 사용하기 때문에 유로화 약세를 조장하고, 유로화 약세는 달러화 강세를 부추길 요인이다. 결과적으로 원화 약세 압력으로 이어질 요인이며, 프렉시트 등 장기적 우려 외에도 국내 증시의 외국인 수급 선회 시점이 지연될 수 있어 부담이다"고 내다봤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현재로써는 가장 가능성이 낮은 시나리오지만, 르펜과 멜랑숑 후보의 결선 투표 진출이 가장 부정적이다"며 "만약 현실화된다면 6월 총선 시점까지 프랑스발 리스크가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자극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jykim@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