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연임에 성공한 김용환 농협금융지주 회장의 향후 최대 과제로 수익성 강화가 꼽히고 있다.

지난해 빅 배스(Big Bath)를 통해 부실을 털어내고, 건전성 강화와 리스크 관리 시스템의 복원에 주력했다면 앞으로는 농협금융이 무한 경쟁 속에서 돈 버는 금융사로서의 존재감을 보여줘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수익성 제고 시급…CIB로 범 농협 투자 확대

지난해 상반기 농협금융은 적자를 기록했다. 빅 배스 탓에 어쩔 수 없었지만, 적자는 뼈아픈 경험이었다.

석 달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지난해 3천210억 원의 순익을 냈지만, 1조~2조 원에 육박하는 수익을 내는 다른 금융지주사에 비하면 초라한 성적이었다.

김 회장은 올해 이익 목표치로 6천500억 원을 제시했다. 연초부터 손익관리에 집중하는 차원에서 비상경영체제도 구축했다.

그는 주요 임원들에게 범 농협 수익센터라는 목표를 위해 손익 항목별 일단 위 점검을 지시한 상태다. 상반기 평가를 통해 결과에 대한 신상필벌도 강조했다.

올해 은행과 비은행 간 손익 비중을 50대 50으로 재정립한 것도 수익성을 확보해 경영 안정성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다.

특히 지난해 조직개편을 통해 기업투자금융(CIB)을 확대한 그는 범 농협 차원의 투자로 추가 수익을 낼 계획이다.

미국 뉴저지 가스발전소 리파이낸싱 해외인프라 투자나 부동산 블라인드펀드의 타임스퀘어 오피스 빌딩 인수 등은 지난해 손꼽히는 성과 중 하나다.

농협금융은 200조 원의 자산을 자랑하는 상호금융 등 범 농협 차원의 투자를 통해 부동산이나 인프라 등 대체투자에 대한 규모를 확대해 추가 수익을 늘릴 방침이다.

농협금융 고위 관계자는 21일 "김 회장이 2015년 4월 취임했을 때도 수익성 강화를 최우선 과제로 꼽은 바 있다"며 "지난해 리스크관리에 집중했다면 주어진 1년은 의미 있는 수익을 숫자로 내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亞시장 공략 박차…연내 성과 쏟아지나

글로벌 역량 강화는 그간 김 회장이 강조해온 키워드 중 하나다.

해외 시장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던 농협금융은 지난해 다양한 형태의 해외 진출에 성공했지만 내실화되진 못했다.

실제로 김 회장은 중국 공소그룹과 인터넷 소액대출회사나 손해보험 등 다양한 합작사업에 대한 논의를 이어왔지만 아직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결정을 두고 중국 시장에서 국내 금융회사의 입지가 좁아진 데다, 중국 금융당국의 사업 인가가 늦어지고 있어서다.

비교적 동남아시아 시장 진출은 수월하게 진행됐다.

지난해 11월 미얀마 소액대출금융회사(마이크로파이낸스) 현지법인을 세운 농협금융은 중장기적으로 은행업 진출까지 타진하고 있다.

현재는 인도네시아와 캄보디아에서 인수합병(M&A)을 위한 매물 찾기가 한창이다.

올해 6월 농협은행이 인도 뉴델리 사무소를 개설하고 베트남 하노이 지점에서 영업을 개시하는 것까지 고려하면 연내 아시아 시장에서 농협금융의 네트워크는 더욱 확대될 예정이다.

김 회장은 "지난 2년간 추진해 온 글로벌 시장 공략이 올해는 가시화된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며 "중국은 물론 M&A를 준비 중인 해외 시장에서도 연내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마무리 짓겠다"고 말했다.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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