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중국과 홍콩의 펀드 교차거래가 시행된 지 2년이 가까워졌지만, 투자자들을 끌어모으는 데는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20일(현지시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홍콩의 6개 펀드만이 중국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회)의 판매 승인을 받았으며 홍콩에서는 중국의 49개 펀드만이 홍콩에서 판매 승인을 받았다.

중국과 홍콩의 펀드 교차거래는 홍콩의 100개 펀드와 중국 본토의 850개 펀드가 각각 양측에 3천억 위안(약 49조6천억 원)까지 펀드 상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한 제도로 2015년 7월에 시행됐다.

하지만 중국 주식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관심이 줄어들고, 당국들이 펀드 승인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펀드 교차거래는 기대에 크게 못 미친 모습이다.

모튼 증권의 조제프 통 탕 회장은 "엄격한 규제 승인이 주요 걸림돌이다"라며 "증감회는 많은 홍콩 펀드의 승인을 거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본토에서 투자 가능한 펀드가 그렇게 적어서는 국경 간 펀드 교차 판매가 활발해지긴 어렵다"고 지적했다.

중국 국가외환관리국(SAFE) 자료에 따르면 중국 본토인들이 2016년 1월부터 2017년 2월까지 홍콩 펀드에 투자한 자금은 106억 위안(약 1조7천532억 원)이다.

홍콩에서 중국 본토 펀드에 투자한 자금은 1억6천490만 위안(약 273억 원)에 그쳤다. 본토인들은 투자 가능한 펀드 수가 극히 제한적이었음에도 이들의 홍콩 투자금은 홍콩 투자자들의 중국 투자를 64배가량 앞섰다.

그럼에도 본토인들이 홍콩 6개 펀드에 투자한 106억 위안은 본토인들의 후강퉁과 선강퉁 일평균거래량의 1.5배에 불과하다.

애널리스트들은 후강퉁이나 선강퉁 등 증시 교차거래에 우호적인 본토 투자자들이 교차 펀드를 통해 홍콩 주식에 간접 투자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홍콩의 브로커인 크리스토퍼 쳉 와-펑은 중국인들은 펀드 등 투자상품에 익숙하지 않다는 점에서 펀드매니저가 골라주는 주식보다 직접 교차거래를 통해 홍콩 주식에 투자하는 것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모튼 증권의 통 회장도 투자자들이 거래소에 상장된 수백 개의 주식을 직접 투자할 수 있다는 점에서 후강퉁이나 선강퉁이 더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펀드 교차거래 시장이 부진한 또 다른 이유 중 하나는 중국 당국이 2015년 증시 폭락 이후 시장 개방이나 규제에 있어 보수적인 태도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일부 홍콩 펀드들은 증감회의 펀드 승인을 받는데 1년 이상 대기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통 회장은 "당국이 계속 펀드 승인을 까다롭게 할 경우 국경 간 펀드 교차거래가 개선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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