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곽세연 홍경표 기자 = 대우조선해양 회사채 투자와 그에 따른 채무재조정 협상 등을 주도한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채권운용실장이 사의를 표명했다.

21일 국민연금에 따르면 안태일 채권운용실장이 최근 건강상의 이유로 사직 의사를 밝혔다.

안 실장은 2000년 기금운용본부에 입사한 후 사모펀드(PEF) 등 대체투자 분야에서 3년 가량 근무한 것을 제외하고, 재직 기간 중 약 13년을 채권 운용 분야에서 일한 채권통이다. 1999년 기금운용본부 출범 이후 채권 운용은 안 실장의 손에서 이뤄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민연금의 국내 채권 투자 규모는 지난 1998년 7조원에 불과했으나 작년 말 280조원 가까이로 불어났다. 기금본부 채권운용실은 국내 국채와 회사채, 단기자금, 구조화채권 등의 직·간접 운용을 하고 있다. 채권 운용자산이 지난해 말 기준 279조3천억원으로 전체 국민연금기금 중 50%를 차지해 기금운용본부 내에서 가장 많은 자산을 굴린다.

안 실장의 사의 표명은 대우조선해양 사태와 무관치 않다.

국민연금이 대우조선해양 회사채에 3천900억원 가량을 투자했는데, 당시 투자 책임자 역시 안 실장이었다. 최근 채무재조정을 두고 고심을 거듭한 국민연금의 안 실장은 실무 책임자로 산업은행과 막판까지 협상을 벌였다.

안 실장은 전주 이전 전부터 물러날 생각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다만 책임자인 만큼 대우조선해양 회사채 이슈를 끝까지 마무리하기 위해 사의 표명을 늦춘 것으로 전해졌다.

후임 채권운용실장으로는 내부 출신의 발탁이 유력하다.

연기금 관계자는 "사의를 표명한 상황이지만, 상반기 운용역 채용 공고에는 이 부분이 반영돼 있지 않다"며 "그렇다고 하반기까지 포트폴리오 절반인 국내 채권 수장을 기금본부에서 비워둘 수는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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