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기자 = 농심이 올해 1분기 부진한 실적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말 라면 가격을 인상한 이후 라면 판매물량이 감소한 탓이다. 전년 동기에 프리미엄 라면의 매출 호조로 기저효과가 발생한 점도 부담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21일 연합인포맥스가 최근 3개월간 증권사들이 발표한 실적 전망치를 집계한 결과, 농심은 연결 기준으로 올 1분기 매출액 5천804억원, 영업이익 301억원, 당기순이익 294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매출액은 2.17% 증가한 수준이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각각 7.1%, 79.54% 감소할 것으로 추정됐다.

농심이 라면 가격을 인상하면서 판매물량이 감소한 점이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 꼽힌다. 라면 부문의 비중은 농심 전체 매출의 7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크다.

앞서 농심은 작년 12월 16일 라면 권장소비자가격을 평균 5.5%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신라면은 780원에서 830원으로, 너구리는 850원에서 900원으로, 짜파게티는 900원에서 950원으로, 육개장사발면은 800원에서 850원으로 각각 올랐다. 농심의 가격 인상은 지난 2011년 11월 이후 5년 1개월 만이다.

김태현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농심이 작년말 라면 가격을 올리면서 판매 물량이 일시적으로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며 "때문에 1분기 실적이 다소 부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뚜기 등 경쟁사가 라면 가격을 인상하지 않은 점도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경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오뚜기 등 경쟁사가 아직 라면 가격을 올리지 않았다"며 "때문에 농심이 시장 점유율을 방어하기 위해 마케팅 비용을 늘린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는 이어 "통상 마케팅비를 늘려 수요 이탈을 막는 전략을 취할 때는 수익성이 악화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분기 '짜왕'과 '맛짬뽕' 등 프리미엄 라면의 매출이 증가해 기저효과가 발생한 점도 1분기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 평가받는다. 이경주 연구원은 "전년 동기에 400억원이 넘었던 프리미엄 라면의 매출액이 이번 분기에 300억원대로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ygkim@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