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남승표 기자 = 8할이 악재라던 올해 주택시장이 예상외로 선전하고 있다. 가격, 거래량 모두 상승세를 타고 있는 까닭인데 서울과 수도권 일부 지역의 영향이 과대평가됐다는 의견과 함께 실수요자, 고령층 등의 역할을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21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올해 1월 전국 아파트 거래량은 7만4천852호에서 2월 7만4천768호로 주춤하다 3월 9만3천876호로 껑충 뛰었다. 전년 동월과 비교하면 1월만 1.5% 줄었을 뿐 2월 11.9%, 3월 9.85% 증가했다.

가격도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한국감정원의 주간 아파트 매매동향에 따르면 작년 9월 첫째 주 102.7이던 아파트 매매가격 지수는 이달 셋째 주 103.5를 가리키고 있다.









신규분양 물량은 지난해보다 줄었지만 조기 대선 이후를 기다리고 있어 안심하기에는 이르다.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다음달 민간 아파트 분양물량은 3만1천여호로 이달 1만3천여호의 두 배를 훌쩍 넘는다.









현장 분위기도 수상하다. 이달 18일 경기 수원에서는 광교신도시 오피스텔 청약을 위해 밤샘 대기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주택가격이 한창 치솟던 지난 2007년 3월 인천 송도의 한 오피스텔 청약현장에서 벌어졌던 일과 흡사했다.

주택업계 일부에서는 올해 악재로 지목됐던 미국발 금리인상, 가계부채발 금융규제, 베이비부머 은퇴 충격 등을 과대평가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전문가들은 시장이 악재에 적응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면서도 서울과 일부 지방에서 벌어지는 일을 과대평가해서는 안된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작년 하반기 이후 서울을 포함한 광역시 아파트 가격동향을 보면, 서울과 부산만 상승곡선을 그릴 뿐 다른 지역들은 큰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다. 대구는 오히려 하강곡선을 그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채미옥 한국감정원 부동산연구원장은 "미국발 금리인상은 오랫동안 시장에서 회자되며 충격이 많이 약화됐다"며 "60, 70대 고령층의 주택구매, 전세가 상승 압력에 시달린 실수요자들이 매매로 돌아선 것도 공급증가 등 악재의 영향을 상쇄시킨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서울은 본격적인 입주가 시작되는 시점이 2018년 하반기인 데다 초과이익환수제의 영향에서 벗어난 재건축 사업장들이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며 "정비사업이 끝난 강북권에서도 가격 상승세가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이어 "시야를 전국으로 넓히면 주택시장이 선전하는 지역은 의외로 많지 않다"며 "금융규제의 위력도 초기 단계라 드러나지 않았을 뿐 긴장을 늦출 요인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spnam@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