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백웅기 기자 = 최근 국내 유가증권시장 외국인 주식보유 잔액이 사상 처음 500조원을 넘어섰다.

이는 한국 증시에 대한 국제투자자들의 신뢰를 증명하는 것이지만 단기 악재 시 외환시장에서 환율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지는 등 잠재적 위험요인도 함께 늘어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국제금융센터는 21일 '외국인 국내주식 500조원 보유의 영향'이라는 보고서에서 외국인 주식보유잔액이 500조원을 넘어선 것과 관련한 부작용을 진단했다.

외국인 주식보유잔액은 작년 2월만 하더라도 400조원에 미치지 못했지만 이후 20조원 규모의 순매수와 기존 보유액의 평가 이익에 따라 큰 폭으로 증가해 지난달 500조원을 넘어섰다.

4천500억달러 규모의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주식 보유액은 전 세계 11번째 안팎으로 큰 수준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의 위상을 나타내는 것이자 국제투자자들의 신뢰를 반영한 것이라는 평가가 뒤따른다.

그러나 보유액 규모만큼 통상적인 매도금액도 비례해 증가할 위험이 잠재해있다고 국금센터는 지적했다.

실제 월평균 순매도 규모는 외국인 주식보유액이 200조원대에 그쳤던 2009년에 비해 2배가 넘는 3~4조원에 이르는 사례가 자주 발생할 전망이다.

2004년 이후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 순매도가 발생한 달은 73차례로, 해당 기간 평균 매도강도가 직전월 보유잔액의 0.7% 안팎이었던 점을 고려할 때 2009년 평균 순매도 규모가 1조4천억원에 불과했다면 지금은 3조5천억원으로 추정됐다.

주식거래액이 늘어나면 환율에 미치는 영향력도 증가할 수밖에 없다.

특히 2005년 이후 외국인 일일 주식거래액은 2.3배 늘어난 반면 외환시장 현물환 거래액은 2배 증가한 데 그쳐 외환시장 내 주식거래 비중이 확대된 상황이다. 현물환 거래액이 감소세를 지속하고 외인 주식거래액이 증가한다면 이런 외환시장에의 영향력은 더욱 커지게 된다.

국금센터는 또 아시아 신흥국 내 중국 다음으로 외인 주식보유액이 많아 외국인의 아시아 투자전략 변경 시 프록시(proxy) 시장으로 활용할 유인이 커진 점, 외인 투자가 대형주 쪽으로 몰려 쏠림현상이 가중되는 점 등도 부작용으로 꼽았다.

이에 안남기 연구위원은 "국내 증시 안정성을 위해 국내 기관투자자 비중 확대, 중소형 우량기업 육성, 개인투자자 교육 강화, 특정 기업의 시장영향력 축소 등을 위한 대책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안 연구위원은 또 "주식시장 성장 속도와 비슷한 외환 및 기타 시장의 병행 육성도 도모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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