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김혜림 통신원 = 뉴욕 금가격은 미국 달러화가 방향을 못찾고 강보합을 보인 데다 프랑스 대선 1차 투표를 앞두고 정치적 불확실성 확대에 상승했다.

21일 뉴욕상품거래소에서 6월물 금가격은 전일보다 온스당 5.3달러(0.4%) 상승한 1,289.1달러에 마감됐다. 이번 주 금가격은 약 0.1%가량 올라 주간 상승세를 지속했다.

오는 23일 치러지는 프랑스 1차 대선 투표를 앞두고 최근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중도신당인 에마뉘엘 마크롱이 지지율 선두를 보였지만 큰 격차로 앞서지는 못했다. 2차 투표에서 극우정당 국민전선(FN)의 마린 르펜과 겨룰 것으로 예상됐다.

네 명의 유력 후보 중 급진좌파 장-뤽 멜랑숑과 극우정당 르펜 후보는 둘 다 당선 시 영국과 같이 프랑스를 유럽연합(EU)에서 탈퇴하고 유로화 사용을 하지 않겠다고 공약했다.

투자자들은 멜랑숑과 르펜 후보가 우세할 경우 시장에 투자 위험이 확대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달러화는 프랑스 대선을 앞두고 보합권에서 혼조세를 보였다.

달러화는 전일 세제개편안이 곧 나오고 부채한도 상향 조정이 문제없을 것이라고 언급한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의 발언으로 엔화에 올랐지만, 이날은 하락 출발했다.

달러화는 장중 좁은 폭에서 등락을 거듭하다 소폭 상승했다.

장중 세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의 평균적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미 동부시간 기준 오후 1시반에 0.1% 상승한 99.81을 기록했다

이날 다소 부진한 경제지표가 발표되어 달러화 상승을 제한했다.

3월 미국의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업황은 7개월 만에 가장 약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정보제공업체 마르키트에 따르면 4월 미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는 전월의 53.3에서 52.8로 내렸다. 이 수치는 2016년 9월 이후 가장 낮다.

또 3월 미국의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계절조정치)가 전월 52.8에서 52.5로 내렸다. 마찬가지로 7개월래 가장 낮다.

하지만 금가격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내 금리인상 가능성 상존 분위기가 부각돼 추가 매입세가 약해졌다.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연준의 단기 금리정책에 쏠린 과도한 관심에 우려를 표했다.

카시카리 연은 총재는 "다음 금리인상은 연준의 경제정책 전체 맥락에서 그렇게 중요한 사항이 아니다"라며, "연준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조치는 경제성장을 위한 안정적인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탠리 피셔 연준 부의장은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과 관련해 올해 3번의 인상 전망을 유지했다. 지난달 연준이 1차례 금리를 올린 것을 고려하면 올해 2번 추가 인상이 있을 수 있다는 의미다.

그는 최근 경제와 물가 상승률이 다소 둔화했지만, 이는 일시적인 요인이라며 올해 시간이 지날수록 이러한 모습은 해결될 것으로 전망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은 오는 6월과 7월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50.7%와 50.3% 반영했다.

금거래 전략가들은 금가격이 다른 상승요인이 없다면 차익실현으로 하락할 위험이 있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OANDA의 선임 애널리스트 제프리 할리는 "이번 주말 프랑스 대선에서 시장에 우호적인 결과가 나온다면 다음 주에 위험회피(헤지)용 안전자산 매도세가 나타날 수 있다"고 진단했다.

OCBC의 애널리스트 바나바스 간은 "단기적으로 지정학적 위험이 심화하면 금가격이 온스당 1,300달러 이상으로 상승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금가격이 지난 2011년 최고점인 1,920.3달러의 하향 추세선인 1,290~1,291달러를 돌파해야만 장기적인 하락 추세가 사라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또 "경제성장 및 물가상승에 따라 위험자산 투자를 확대하는 리플레이션 거래 동향에 주목해야 한다"며,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세제개편 움직임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계 최대 금 상장지수펀드(ETF)인 SPDR 골드트러스트의 금 보유 규모는 20일 기준으로 전일 대비 0.76% 감소한 854.25톤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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