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기자 = 신한은행이 직원 채용 시스템을 전면 개편한다.

대규모 공채 방식에서 업무 필요에 따른 소규모 채용을 확대하고, 스펙을 초월한 맞춤형 인재 선발 방식으로 확 바꿀 예정이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이르면 올 상반기 중에 이 같은 채용시스템 개편 방안을 확정해 시행한다.

신한은행 고위관계자는 "기존의 정형화된 선발 프로세스를 바꿔 은행이 필요로하는 부문에 적합한 인재를 채용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면서 "올해 신입 직원 채용부터 새로운 시스템에 맞춰 시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직무 전문성을 갖춘 실무형 인재를 뽑는 것이 목적"이라며 "채용 규모는 기존의 공채보다 늘어날 수도, 줄어들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신한은행 수장에 오른 위성호 행장은 취임 일성으로 채용방식 변화를 예고한 바 있다.

위 행장은 취임식 이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과거처럼 유사한 스펙을 가진 사람을 몇 백명씩 뽑는 채용정책이 유의미할지 모르겠다"며 "디지털 시대에 맞는 인재 채용 방법을 고민한 뒤 변화를 시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기존 상·하반기 2번의 공채를 통해 직원을 뽑던 방식을 수시, 상시 채용 시스템으로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업무 연관성과 필요에 따라 실무에 바로 투입해야 하거나, 사업ㆍ영업 전략 상 변화로 시급한 충원이 필요할 경우 수시 채용을 보강한다는 계획이다.

채용 평가방식도 바꾼다. 정형화된 서류전형과 단순면접 방식에서 벗어나 전문성과 창의, 도전정신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스펙초월 채용 시스템 도입을 구상중이다.

단순한 인성면접 중심이 아니라 프레젠테이션(PT), 비즈니스 케이스, 상황 면접 등을 통해 은행업무에 대해 얼마나 체계적으로 이해하고 있는지가 중요한 평가 기준이 될 전망이다.

위 행장이 글로벌과 빅데이터, 모바일플랫폼, 인공지능(AI)를 경영에 활용하겠다고 강조한 만큼 이에 전문성을 갖춘 인재 채용을 확대할 가능성이 크다. 이를 위해 외부 인재도 적극적으로 영입할 것으로 보인다.

위 행장은 신한카드 사장 시절부터 디지털분야를 중심으로 채용방식 변화를 실험해 왔다.

지난 3년 간 핀테크 등 정보통신기술(ICT) 경력직을 꾸준히 수시 채용하면서 디지털·글로벌 인력을 3배 이상 키웠고, 신사업·핀테크 직군, 빅데이터 직군, IT·정보보호 직군에 대해 인턴으로 채용한 후 소정의 프로그램을 이수한 자를 최종 신입사원을 선발하는 방식을 도입하기도 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회사들이 4차 산업혁명 관련 분야에 대한 시스템 투자를 확대하고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인재 양성"이라며 "신한을 시작으로 이 같은 채용방식의 변화가 전 금융권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h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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