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23일(현지 시간) 프랑스에서 실시된 대통령 선거 1차 투표 출구조사에서 중도신당 에마뉘엘 마크롱과 극우정당 마린 르펜의 결선 진출이 예상되면서 유로화 가치가 달러 대비 5개월 반 만에 최고치로 급등했다.

시장에서는 극우·극좌 후보 동반 결선 진출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피하게 되면서 프랑스 주가와 국채 가격, 유로화가 반등하고 독일·미국 국채 등 안전자산이 최근의 강세를 되돌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24일 오전 8시 44분 현재 유로-달러 환율은 뉴욕 전장 대비 0.0145달러(1.35%) 급등한 1.0869달러를 기록 중이다. 유로-달러는 아시아 장 초반 1.0939달러까지 상승해 지난 11월 10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유로-엔 환율도 장중 지난 3월 말 이후 처음으로 120엔대를 회복했다. 현재는 오름폭이 소폭 둔화돼 뉴욕 전장 대비 2.71엔(2.32%) 오른 119.62엔을 기록 중이다.

아시아에서 스크린을 통해 거래되는 미국 주가지수 선물은 1%에 가까운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E-Mini 지수를 기준으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선물은 0.88% 오른 2,368.10을, 나스닥 100선물은 0.87% 상승한 5,489.25를 기록하고 있다.

23일 CNBC에 따르면 BNY멜론의 사이먼 데릭 시장 전략가는 급진좌파 진영 장뤼크 멜랑숑의 결선 진출 좌절로 시장의 우려가 빠르게 소멸됐다고 평가했다.

데릭 전략가는 이달 실시된 대부분의 여론 조사에 마크롱과 르펜이 맞붙을 경우 마크롱이 이길 것으로 조사됐다며, 이날 금융시장이 긍정적인 분위기 속에 문을 열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유로-달러 환율이 1.09~1.1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내셔널호주은행(NAB)의 레이 애트릴 글로벌 환시 전략 헤드는 르펜이 여론 조사에서 나타난 예상대로 20%대 초반의 득표율에 머물면서 시장이 환호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프랑스 현대 정치사상 처음으로 비제도권 정당 출신이 결선에 진출하게 됐다며, 새 대통령의 정치적 기반 확보에 오는 6월 총선이 상당히 중요해질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이번 1차 투표 결과로 은행주를 중심으로 한 프랑스 주가와 국채 가격이 반등(국채 금리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탈리아와 스페인 국채 가격도 덩달아 오를 것으로 예상됐다.

WSJ은 마크롱이 대선에서 이긴다면 유로화에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또 프랑스가 영국이나 미국처럼 포퓰리즘 물결에 편승하는 대신 중도에 좀 더 기울게 돼 정치 예측 가능성도 커지게 된다고 분석했다.

매체는 독일과 미국 국채 금리가 프랑스 대선 우려를 반영해 지난 수 주간 하락해 왔다면 이를 되돌리는 움직임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WSJ은 독일 국채 금리 상승(가격 하락)이 미국 국채 금리를 끌어올려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2.3~2.6% 범위로 복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향후 시장의 관심이 미국의 긴축 통화정책과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으로 옮겨갈 것으로 내다봤다.

jh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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