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종화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철강 산업 보호 정책은 이길 수 없는 싸움처럼 보인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세계 최대 철강 수출국인 중국과 비교해 인건비와 금융지원 측면에서 미국의 경쟁력이 크게 뒤처지기 때문이다.

중국 제조업 노동자들의 임금은 빠르게 상승하고 있지만 여전히 미국에 비해서는 크게 낮다.

2015년 기준 중국 제조업 노동자의 임금은 미국 철강업체 노동자가 받는 평균 임금의 15%~20%에 불과하다.

또 대부분 국영 기업인 중국 철강 업체들은 중국 국영 은행들로부터 자금 지원을 얻기도 쉽다. 철강 산업이 불황일 때는 은행의 지원으로 버티다가 호황이 오면 다시 생산을 늘려 대응할 수 있다는 얘기다.

WSJ은 또 미국의 보호주의 조치에 따른 철강 가격의 상승은 자동차, 송유관, 공장 기계, 항공 등 관련 미국 산업의 경쟁력도 떨어뜨린다고 설명했다.

원자재 전문 연구업체 칼라니쉬커머디티스는 철강 가격 상승은 트럼프 대통령의 공약인 인프라 투자 확대에도 부정적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철강 산업의 부진의 책임을 중국에 묻기 어렵다는 의견도 나온다.

미국이 작년 중국으로부터 수입한 철강 규모는 100만톤(t) 미만이다.

중국철강공업협회의 츠징둥(遲京東) 부회장은 "1년에 1억t을 수입하는 나라(미국)에서 100만~200만t의 중국산 수출이 왜 문제가 되는가?"라고 반문했다.

칼라니쉬커머디티스도 "미국의 (철강)가격이 다른 주요 시장보다 높은데 중국의 수출만 불공정하게 가격을 저해한다는 주장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간) 미국의 철강 수입에 대해 무역확장법 232조를 발령하는 내용의 행정 각서에 서명한 바 있다.

무역확장법 232조는 수입 제품이 미국의 안보를 침해하는지 여부를 상무부가 조사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jh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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