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마지막 큰 산을 넘은 것같다. 프랑스 대선에서 중도신당의 에마뉘엘 마크롱과 극우정당 국민전선의 마린 르펜이 2차 결선투표에 올라가면서다. 프랑스의 유럽연합(EU) 탈퇴(프렉시트)를 공약한 극좌(장뤼크 멜랑숑)와 극우(르펜) 후보가 2차 투표에서 맞붙는 최악의 상황은 피했다. 2차 투표에선 중도파인 마크롱의 당선이 유력하므로 프렉시트 우려도 자연스럽게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것이다.

프랑스 대선의 불확실성이 해소됨에 따라 글로벌 금융시장도 빠르게 안정을 찾아갈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선 이미 지난 주 후반부터 프렉시트 가능성이 없다는 베팅을 하는 참가자들이 많았다. 유럽에서 가장 안전한 독일 국채로 자금이 몰리는 현상이 완화되고, 프랑스 국채에 투자하는 세력이 늘면서 독일과 프랑스 국채 금리 스프레드가 줄었다. 하락세를 보였던 유로화 가치도 지난 주부터 반등 국면에 들어섰고, 프랑스 증시도 주초의 하락세를 극복하며 후반부터 반등을 모색했다.

프랑스 대선은 올해 초부터 시장에 큰 걱정거리를 안겼던 각종 글로벌 악재들의 마침표를 뜻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도널드 트럼프의 취임을 계기로 불거졌던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과 환율전쟁, 지난달 한때 시장을 긴장시켰던 네덜란드 총선과 넥시트(네덜란드의 EU 탈퇴) 우려, 환율조작국 논란을 불러일으켰으나 현상유지로 결론 난 4월의 미 재무부 환율보고서 발표 등이 글로벌 금융시장에 가시밭길을 예고했지만 다행히 모두 무사히 지나갔다.

이제 미국의 지속적인 금리인상 말고는 특별한 악재는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러나 이 마저도 이미 노출된 재료인데다 가파른 금리인상 보다는 점진적 행보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에서 크게 우려할 일은 아니다. 위험자산의 발목을 잡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이며, 국채와 금 등 안전자산에 몰렸던 자금은 풀려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북핵 문제를 둘러싼 지정학적 위기가 아직 남아있다. 25일 북한 인민군 창건(건군절) 85주년 기념일에 북한이 핵실험 도발을 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있다. 항로 변경 논란이 있었던 미국의 핵추진 항공모함 칼빈슨호는 25일께 한반도 주변 해역에 진입할 것이라고 한다. 이 고비만 잘 넘기면 시장을 짓누르는 모든 악재는 사실상 수면 아래로 사라지게 된다. 그러나 중국 등 주변국 만류에도 북한이 핵도발을 감행할 경우 상황은 정반대로 흐를 것이다.

(국제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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