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백웅기 윤시윤 기자 = "4월 27일 미국이 북한 공습에 나설 예정이다. 달빛이 어두운 때라 첨단 레이더를 가진 미군에게 유리하다"

최근 서울외환시장 일부 외환딜러들에게 뉴스 형태의 메시지가 돌았다.

북한을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가 확산하면서 불확실성을 키우는 미확인 가짜뉴스가 서울환시까지 파고들고 있다.

북한에 대한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경고가 지속하고, 이에 대한 북한의 반발도 이어지면서 증폭되는 지정학적 리스크를 대하는 시장 참가자들은 불안하기만 하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24일 "최근 들어 팩트 확인이 불분명한 가짜뉴스에 대한 시장 민감도가 커지고 있다"면서 "사실 여부를 확인 여부를 떠나 개연성이 크다는 이유만으로도 포지션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전했다.

이 딜러의 말처럼 서울환시는 지정학적 뉴스에 대한 민감도가 커지고 있다.

특히 지난 7일 미·중 정상회담 도중 미국이 시리아를 공습하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한 군사적 대응 태도가 부각한 이후 이러한 현상은 더욱 확대되고 있다.

미국이 핵 추진 항공모함 칼빈슨호를 한반도로 배치한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서울환시에서 숏커버가 일면서 달러 매수가 집중되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지난 10일 달러화는 전 거래일 대비 7.70원 상승한 후 추가 상승해 1,150원대 목전까지 올랐다. 지난 3월 말 1,110원대를 등락하던 움직임과는 사뭇 달랐다.





<김정은 사망 루머에 움직인 달러-원 틱차트 *자료: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2110)>

칼빈슨호의 한반도 전개는 결과적으로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언급하고, 미군도 이를 확인했기 때문에 가짜뉴스라고 할 수는 없지만 이후 상황을 보면 사실은 아니었다.

그만큼 실시간으로 전달되는 지정학적 리스크 관련 뉴스에 대해 시장 참가자들이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실시간 흘러드는 정보에도 즉각적으로 포지션을 쌓거나 처분할 수밖에 없는 외환시장의 특성상 최근의 여러 불명확한 팩트를 담은 뉴스가 불안을 키우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다른 시중은행 외환딜러도 "미국과 북한의 군사적 대치 상황이나 이를 키우는 정치권 뉴스 등이 가짜뉴스 형태로 종종 유통되고 있다"면서 "시장과 직접적으로 연관이 없더라도 시장의 불안과 불확실성을 높이는 변수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딜러는 "가짜뉴스성 정보에 일희일비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한쪽에서 이를 빌미로 움직여 버리면 추종해 따라가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면서 "시장이 순식간에 리스크오프(위험자산 회피)로 가는 상황도 나타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딜러들이 정보를 일일히 '팩트 체킹'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시중은행의 외환딜러는 "증권가 지라시 형태로 가짜뉴스가 메신저 등을 통해 유포되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 여부를 딜러들의 판단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아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사실 이러한 상황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에도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사망 관련 루머가 돌면서 가격을 크게 움직인 적이 있다.

지난해 6월 17일 장중 김정은 위원장이 자살폭탄 공격으로 사망했다는 소식이 외신 보도로 포장돼 돌면서 달러화는 1,167.20원에서 1,178.00원까지 수직 급등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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