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기자 =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던 삼성전자와 삼성물산의 주가가 최근 차별화되는 모습을 보여 배경이 주목됐다.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삼성물산과 삼성전자가 합병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숙어지면서 두 주가의 동조성이 약화한 것으로 진단됐다.

24일 유가증권 시장에 따르면 올해 들어 삼성전자와 삼성물산 주가의 상관계수는 0.1468을 기록했다. 두 주가의 상관계수는 지난 250일 기준 0.387을 나타낸 데서 크게 낮아졌다.

삼성물산 주가는 올해 삼성전자보다 대형건설사 주가와 더 강한 동조화 움직임을 보였다. 상관계수는 -1에서 1까지 범위의 수로 표현되는데, 1에 가까울수록 두 변수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경향이 크다고 해석된다.







<삼성물산과 대형건설사, 삼성전자 주가의 상관계수, 출처: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3152)>

최근 삼성물산과 삼성전자 주가의 디커플링은 삼성물산 주가에 영향을 주던 지배구조 이슈가 약화한 데 영향을 받았다.

지난달 24일 삼성전자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지주회사 전환 실행이 쉽지 않다며 사실상 보류를 시사했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주회사 전환 등 사업구조 검토는 주주와 회사 모두에게 매우 중요한 의사결정으로 다양한 측면에서 검토하고 있다"며 "다만 검토 과정에서 지주회사 전환에 따른 부정적인 영향이 존재해 지금으로써는 실행이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물산 주가는 당시 하루에만 7% 넘게 급락하며 실망감을 반영했다. 앞서 금융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지주사로 전환한 후 결국 삼성물산과 합병 수순을 밟을 것이란 기대감이 컸다.

전문가들은 향후에도 당분간 삼성물산 주가가 지배구조 개편에 따른 수혜를 입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과정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크고, 대선 등 정치일정이 빡빡한 점을 고려하면 지배구조 개편이 추진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김수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지주회사 전환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높아진 만큼 본질적 가치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내년 예상되는 바이오로직스의 흑자전환과 삼성전자의 주가상승에 따른 지분가치 증가 등을 감안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배구조 모멘텀 부재에도 주가가 PBR 1.2배 수준에서 움직이며 바닥을 확인했다"며 "향후 건설 부문의 정상화로 인한 실적 턴어라운드 등이 주가상승을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삼성물산과 삼성전자 주가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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