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전소영 기자 = 미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구성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rans-Pacific Partnership, 이하 TPP)이 타결되면서 한국 산업구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단기적으로 한국 수출에 직접적인 영향은 없지만 장기적 손실로 연결될 가능성이 있어 한국도 가입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전문가들은 6일 TPP 가입국들의 비준 절차가 마무리되어 실질적으로 효력을 갖게될 약 1~2년까지는 한국 수출에 영향은 적다고 진단했다. TPP 참여국가 중 일본과 멕시코를 제외한 10개국은 이미 한국과 자유무역협정(FTA)를 체결하고 있기 때문이다.

송영관 한국개발연구원(KDI) 박사는 "TPP 타결이 단기적으로 영향은 없겠지만 누적원산지 기준에 따라 수출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산업구조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현재 수출구조에서 봤을때 역내국 간 관세 철폐로 생산비가 더 높은 역내국과 교류가 커지는 무역전환효과로 TPP 가입국들, 특히 일본 등이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TPP 타결로 일본과 수출 경합도가 높은 자동차의 경우 가격 경쟁력에 부담이 될 것으로 평가됐다.

안기태 NH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은 대미 수출차 관세율이 내년부터 0%로 내려갈 예정이지만 현재 일본에서 미국으로 수출되는 일본 승용차 관세율이 2.5%로 향후 인하가 불가피하며 가격 경쟁력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며 "다만 미국의 빅3 완성차 업체들이 일본 자동차 관세율 철폐에 20년 정도의 시간을 두자고 주장하는 등 일본이 관세율 인하를 적용받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단기적 요소는 아니다"고 말했다.

한국도 TPP에 참여하는 쪽으로 검토가 이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금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이미 참여 12개국 사이의 협상이 상당히 진전되면서 초기 단계 가입이 어렵다고 본 만큼 협상 타결 후 면밀한 분석을 통해 가입 여부를 결정한다는 것이 정부 방침이었다"며 "자세히 분석해보고 따져봐야 하지만, 메가 FTA가 타결된 만큼 참여하는 쪽으로 검토를 해야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한국이 TPP를 가입하기로 결정을 내린다면 12개 국가들이 비준을 받기 전에라도 최대한 빨리 의사를 전달하고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송영관 박사는 "한국은 TPP 가입을 통해 산업구조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해야하며, 12개 국가가 비준이 이뤄지는 과정 중에라도 외교력을 동원해서 비준되기 전에 가입하는 것이 최선이다"고 말했다.

미국 일본 등 12개국은 지난 5일 TPP 협상이 타결됐다고 발표했다. TPP 협정 국가는 호주, 브루나이, 캐나다, 칠레, 일본, 말레이시아, 멕시코, 뉴질랜드, 페루, 싱가포르, 미국, 베트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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