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이종혁 특파원 = 달러화는 주말 치러진 프랑스 대통령선거에서 불확실성이 완화되면서 유로화 강세가 나타난 데다 미국 경제지표 부진 우려로 오름폭을 낮췄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24일 오후 4시 무렵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09.72엔을 기록해 전장 뉴욕 휴장 가격인 109.09엔보다 0.63엔(0.57%) 상승했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0868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0699달러보다 0.0169달러(1.55%) 높아졌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19.25엔에 거래돼 전장 가격인 116.74엔보다 2.51엔(2.10%) 올랐다.

유로화는 유럽연합(EU) 탈퇴를 공약한 급진좌파 장뤼크 멜랑숑과 극우정당의 마린 르펜이 결선에서 맞붙는 최악의 상황은 면하게 됐다는 안도로 달러화에 5개월래로 올라섰다.

프랑스 대선 1차 투표 결과 중도신당 에마뉘엘 마크롱 후보와 극우정당 국민전선의 마린 르펜 후보가 결선에 진출했다.

프랑스 대선 관련 위험자산으로 취급받던 프랑스 국채가와 유럽 증시도 급등했다. 10년 만기 프랑스 국채금리가 7.7bp 내린 0.849%를 기록했다.

스톡스 유럽 600지수는 2.1%, 프랑스 CAC 40 증시 지수는 4.1% 올랐다.

선거 전에 인기를 끌었던 안전자산인 금 가격은 0.9% 내렸다.

이 여파로 금융시장 하락 가능성을 가늠하는 공포지수(VIX)가 22.9% 내리고, 나스닥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뉴욕증시가 급등했다.

달러화도 안전자산인 엔화가 약해지면서 올랐다. 지난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언급한 '세제개편안'에 대한 기대도 우호적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외환 전략가들은 한동안 위험자산 선호가 이어질 것이지만 이번주 28일 의회의 정부 예산안 동의가 없으면 연방정부 셧다운(부분업무 정지) 불안이 있는 데다 미 친성장정책에 대한 불확실성, 다른 지정학적 우려가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ETX캐피털의 네일 윌슨 선임 시장 애널리스트는 "마크롱이 결선 투표로 가면서 시장의 악몽 시나리오를 피하게 됐다"고 분석했다.

윌슨은 "르펜이 마크롱을 상대로 이기지 못한다는 여론조사 결과와 애널리스트 분석이 많으므로 '프렉시트'와 유로존의 붕괴 위험은 가라앉았다"며 "하지만 사라진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UBS웰쓰매니지먼트의 고프리 유 헤드는 "담론의 균형이 유로화에 반대쪽으로 너무 기울었다"며 "우리가 정치로부터 멀어질수록 유로화는 올라갈 것이다"고 내다봤다.

유 헤드는 "유로화는 장기적으로 이 수준에서는 너무 싸다"고 덧붙였다.

노무라는 프랑스의 극우당이 집권당이 될 가능성이 줄면서 유럽의 경제 기초여건이 미국보다 나은 점이 주목받을 것이라며 성장률이 더 높은 데다 경상수지가 대규모 흑자이고, 근원 물가가 상승세로 돌아섰다고 지적했다.

스테이트스트리트글로벌어드바이저(SSGA)는 프랑스 대통령 선거 1차 투표가 끝났지만 유럽의 정치 일정에 더 놀라움이 있을 수 있다며 영국 조기 총선, 그리스 부채 협상, 독일과 이탈리아 선거 등은 시장을 바쁘게 하기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이날 미 경제지표가 발표될수록 달러화의 엔화에 대한 오름폭은 계속 낮아졌다.

지난 3월 전미활동지수(NAI)가 고용 관련 지표의 둔화로 하락했다.

시카고연방준비은행은 3월 전미활동지수가 전월의 0.27에서 0.08로 내렸다고 발표했다. 이 지수가 '0'인 것은 미국 경제가 역사적인 성장 추세로 확장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마이너스(-) 영역이면 평균 성장세보다 못하다는 의미다.

시카고 전미활동지수에서 고용 관련 지수가 전월 0.20에서 0.02로 내렸다. 이는 노동부의 비농업부문 고용 증가자수가 2월의 21만9천명에서 3월에 9만8천명으로 급감한 영향이다.

3개월 이동평균 전미활동지수도 전월의 0.16에서 0.03으로 밀렸다. 다만 4개월 연속 확장세를 유지했다. 시카고연은은 3월 전미활동지수는 경제 성장이 둔화됐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미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관찰 지역 제조업체들의 활동이 하락했지만 7개월째 확장세를 지속했다.

댈러스 연은에 따르면 4월 기업활동지수가 전월의 16.9에서 16.8로 내렸다. 지수는 제로(0)를 기준으로 확장과 위축을 가늠한다.

4월 생산지수는 전월의 18.6에서 15.4로 내렸다. 향후 6개월 동안의 기업활동 전망지수는 36.3에서 27.1로 내렸다. 고용 전망지수는 28.4에서 32.7로 높아졌다.

달러화는 오후 들어 뉴욕증시 상승세 지속과 유가 하락 마감 속에 엔화에 줄인 오름폭을 유지했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게걸음 장세를 보였다.

외환 전략가들은 이번주 27일 예정된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 회의와 북한 등의 지정학적 불확실성을 주목했다.

미국 정부가 오는 26일 100명의 미 상원 의원 전체를 대상으로 북한 상황에 관한 브리핑을 준비 중이다. 상원 전체를 상대로 한 브리핑은 일상적인 것이 아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핵과 미사일 도발을 일삼는 북한에 대해 더욱 강력한 제재를 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안보리 회원국 대사들을 백악관으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 한 자리에서 북핵 문제의 심각성을 지적하면서 이같이 주문했다.

피델리티의 애나 스텁니스카 이코노미스트는 "시장이 상당한 안도 랠리를 나타내기에는 너무 이른 시기일 수 있다"며 ECB도 이번주 채권 매입 프로그램 축소에 대한 신호를 줄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주말 발표되는 1분기 미국 경제 성장률에 대한 WSJ의 전문가 전망 집계치는 지난주의 1.1%에서 1.0%로 내렸다. 미 경제는 전분기에는 2.1%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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