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이종혁 특파원 = 미국 국채가격은 주말에 열린 프랑스 대통령 선거에서 불확실성이 가시면서 안전자산 선호가 약화해 내렸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24일 오후 3시(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4.1bp 높은 2.275%에 거래됐다.

국채가는 수익률과 반대로 움직인다.

국채가는 주말에 열린 프랑스 대통령 선거 결과 영향으로 아시아장에서부터 하락 출발했다. 10년물 수익률은 이날 아시아장에서는 2.323%까지 올랐다.

프랑스 대선 1차 투표 결과 중도신당 에마뉘엘 마크롱 후보와 극우정당 국민전선의 마린 르펜 후보가 결선에 진출하게 되면서 안전자산 선호 분위기가 완화됐다.

유럽연합(EU) 탈퇴를 공약한 급진좌파 장뤼크 멜랑숑과 르펜이 결선에서 맞붙는 최악의 상황은 면하게 됐다는 안도가 유로화를 5개월래 최고치까지 이끌었다.

또 프랑스 국채가와 유럽 증시도 급등했다. 10년 만기 프랑스 수익률이 전주의 0.889%에서 0.769%로 내렸다.

스톡스 유럽 600지수는 2.1%, 프랑스 CAC 40 증시 지수는 4.1% 올랐다.

선거 전에 인기를 끌었던 안전자산인 10년물 독일 국채수익률은 0.242%에서 0.321%로 오르고, 금 가격은 0.9% 내렸다.

이 여파로 금융시장 하락 가능성을 가늠하는 공포지수(VIX)가 22.9% 내리고, 나스닥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뉴욕증시가 급등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예상보다 국채 매도세가 약했다는 평가도 나왔으며 워싱턴에서 폭발물 발견 소식이 국채가 낙폭 확대를 제한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캔토피츠제랄드는 프랑스 대선을 앞두고 쌓였던 국채 매수 물량이 더 많이 풀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안 그랬다며 저점매수에 나설 요인은 없지만, 연방정부 셧다운(부분업무 정지) 불안이나 미 친성장정책에 대한 불확실성, 다른 지정학적 우려가 여전하기 때문인 것 같다고 풀이했다.

이날 워싱턴 포스트가 홈페이지에 경찰이 폭탄 위협에 대한 신고로에 워싱턴 16번가 북서방향 일부를 차단했다고 보도했다.

노무라증권의 조지 콘칼브스 헤드는 프랑스 대선 위험은 줄었지만 다른 위험이 미 국채의 대규모 매도 가능성을 낮추고 있다며 또 잠재적인 연방정부 셧다운은 진짜 위험이라고 지적했다.

콘칼브스는 지정학적 위험이 아직 사라지지 않았다는 우려를 여전히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발표된 미 경제지표는 국채가에 긍정적이었다.

지난 3월 전미활동지수(NAI)가 고용 관련 지표의 둔화로 하락했다.

시카고연방준비은행은 3월 전미활동지수가 전월의 0.27에서 0.08로 내렸다고 발표했다. 이 지수가 '0'인 것은 미국 경제가 역사적인 성장 추세로 확장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마이너스(-) 영역이면 평균 성장세보다 못하다는 의미다.

시카고 전미활동지수에서 고용 관련 지수가 전월 0.20에서 0.02로 내렸다. 이는 노동부의 비농업부문 고용 증가자수가 2월의 21만9천명에서 3월에 9만8천명으로 급감한 영향이다.

3개월 이동평균 전미활동지수도 전월의 0.16에서 0.03으로 밀렸다. 다만 4개월 연속 확장세를 유지했다. 시카고연은은 3월 전미활동지수는 경제 성장이 둔화됐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미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관찰 지역 제조업체들의 활동이 하락했지만 7개월째 확장세를 지속했다.

댈러스 연은에 따르면 4월 기업활동지수가 전월의 16.9에서 16.8로 내렸다. 지수는 제로(0)를 기준으로 확장과 위축을 가늠한다.

4월 생산지수는 전월의 18.6에서 15.4로 내렸다. 향후 6개월 동안의 기업활동 전망지수는 36.3에서 27.1로 내렸다. 고용 전망지수는 28.4에서 32.7로 높아졌다.

국채가는 오후 들어 뉴욕증시 상승세 지속과 유가 하락 마감 속에 게걸음 장세를 보였다.

이자율 전략가들은 이번주 27일 예정된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 회의와 미 재무부가 오는 25일 2년물 260억달러, 26일 5년물 340억달러와 2년물 변동금리부(FRN) 150억달러, 27일 7년물 280억달러 등의 국채 입찰에 나서는 점을 주목했다.

전략가들은 프랑스 대선이 끝나면서 ECB가 통화완화 강도를 줄일 가능성이 있으며 북한 등의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아직 남아있다고 걱정했다.

미국 정부가 오는 26일 100명의 미 상원 의원 전체를 대상으로 북한 상황에 관한 브리핑을 준비 중이다. 상원 전체를 상대로 한 브리핑은 일상적인 것이 아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핵과 미사일 도발을 일삼는 북한에 대해 더욱 강력한 제재를 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안보리 회원국 대사들을 백악관으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 한 자리에서 북핵 문제의 심각성을 지적하면서 이같이 주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백악관 정책 담당자들에게 법인세 15%로 인하 및 정부부채 확대보다 감세를 우선시하는 세제개편안을 요구했다고 이날 보도됐다.

스테이트스트리트글로벌어드바이저(SSGA)는 프랑스 대통령 선거 1차 투표가 끝났지만 유럽의 정치 일정에 더 놀라움이 있을 수 있다며 영국 조기 총선, 그리스 부채 협상, 독일과 이탈리아 선거 등은 시장을 바쁘게 하기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JP모건은 앞으로 프랑스 국채수익률이 상승하고 ECB가 양적완화(QE) 축소(테이퍼링)를 시작할 위험이 나타나기에 주말 이후 마크롱 랠리가 이익 실현을 할 기회라고 설명했다.

피델리티의 애나 스텁니스카 이코노미스트는 "시장이 상당한 안도 랠리를 나타내기에는 너무 이른 시기일 수 있다"며 ECB도 이번주 채권 매입 프로그램 축소에 대한 신호를 줄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주말 발표되는 1분기 미국 경제 성장률에 대한 WSJ의 전문가 집계치는 지난주의 1.1%에서 1.0%로 감소했다. 미 경제는 전분기에는 2.1%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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