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윤정 기자 = 지난주 금융지주사의 실적 발표에 맞춰 은행계 증권사들의 실적도 공개됐다. 주요 은행계 증권사 중 초대형 투자은행(IB)로 도약한 KB증권과 타사의 괴리가 커졌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분기 KB증권의 순이익은 638억원이었다. 같은 기간 신한금융투자는 460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하나금융투자 순이익은 150억원에 그쳤다.

세 개 증권사 모두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크게 늘어난 실적을 기록했으나 세부 지표를 보면 다소 온도 차가 있다.

KB증권이 전체 금융지주의 순이익에서 차지하는 기여도는 지난해 같은 기간 3% 수준에서 1분기 7.3%로 두 배 이상 확대됐다. 반면 신한금투의 지주 내 기여도는 직전 분기와 유사한 4%대, 하나금투는 3%에 머물렀다.

자기자본이익률(ROE)은 KB증권이 6.1%, 신한금투가 6.0%를 기록해 근소하게 KB가 앞섰다. 하나금투의 ROE는 이보다 낮은 3.6%를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KB증권이 은행과 증권의 협업체제를 공고히 하고 수익 포트폴리오 등을 다각화한 것이 실적 개선에 주효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실제로 KB증권의 1분기 자산관리(WM) 소개영업 자산은 1조원을 넘어서 지난해 4분기와 비교해 급증했다. 이와 함께 관련 수익도 두 배 이상으로 늘어났다.

CIB 부문의 협업 수익도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여 딜 완료실적을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0% 이상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협업채널 강화와 현대증권 인수 시너지를 통해 KB증권의 WM 자산은 1년 사이 30% 이상 확대됐다. 같은 기간 신한은 3%가량 증가하는 데 그쳤다.

현대증권 인수전에만 해도 KB증권은 신한금융투자, 하나금융투자와 함께 은행계 라이벌로 묶였다.

그러나 이후 KB증권은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종합금융투자회사로 거듭나며 은행과의 시너지 창출에 드라이브를 걸었고, 이와 비교해 신한금투와 하나금투는 여전히 금융지주 내 입지가 약하다는 지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자산관리나 IB 사업을 위해 자기자본으로 투자할 경우가 많은데 이를 위해서 자기자본이 큰 회사가 유리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다른 관계자는 "과거부터 신한금투와 KB는 서로를 견제해왔으나 신한과는 달리 KB는 증권업이 약하다는 약점을 인수합병 등 여러 가지 방법으로 극복했다"며 "신한은 업계 5위만 유지해도 다행으로 여기는 듯하다"고 진단했다.

yj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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