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합인포맥스) 김대도 기자 = 삼성전자 배당금 역송금 수요는 3억 달러 미만인 것으로 파악됐다. 최대 20억 달러 이상 유입될 수 있다는 서울외환시장의 경계심이 무색할 정도였다.

25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전일 커스터디 은행을 중심으로 한 삼성전자 배당금 관련 역송금은 2억~3억 달러 수준이었던 것으로 추정됐다.

전일 저점 1,128원대에서 고점 1,135원대로 상승하는 과정에서 삼성전자 관련 물량이 상당 부분 역할을 했을 것이라는 진단이 있었지만, 삼성전자 물량을 의식한 롱플레이가 더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임박한 것으로 알려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세제개편안과 가시지 않은 지정학적 리스크 등도 달러화를 떠받치는 요인이 됐다.

 



<지난 24일 삼성전자 배당기일 달러-원 환율 틱 차트>


전일 시장에서는 외국인이 삼성전자 보통주와 우선주를 합친 배당금 2조3천억 원을 최대 21억 달러로 환전할 수 있다는 경계심이 있었다.

이 때문에 프렉시트(프랑스의 유럽연합 탈퇴) 가능성이 크게 줄어든 프랑스 대통령 1차 선거 결과에도 달러화는 낙폭을 줄였다.

달러화는 오후 들어 재차 밀리기 시작했다.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외국인이 3천300억 원에 달하는 주식을 순매수하면서 일정수준 관련 물량이 들어왔기 때문이다.

이날부터 이틀간 청약이 이뤄지는 넷마블 기업공개(IPO) 물량이 유입됐다는 관측도 있었다.

전일 서울환시 총 거래량이 69억8천만 달러 수준으로 평소보다 많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삼성전자 물량을 의식한 오전의 롱 포지션이 오후 주식 물량에 무너졌다는 해석도 가능해진다.

이 같은 패턴은 올해만 국한된 얘기는 아닌 것으로 분석됐다.

작년 4월 11일 삼성전자 배당기일에도 오전에 한동안 달러-원 환율이 지지받다가 오후에 밀렸다.

 





<지난 2016년 4월 11일 삼성전자 배당기일 달러-원 환율 틱 차트>



당시 달러화는 전 거래일보다 7.30원 하락한 1,146.50원에 거래를 끝냈다.

최대 16억 달러에 달하는 삼성전자 배당 관련 역송금 경계에도 실제로는 올해와 비슷한 2억~3억 달러 수준이 시장에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오전 배당금 역송금 수요가 나오면서 1,155원 선 부근까지 올랐지만, 국제유가 반등과 글로벌 달러 약세 등에 오전 롱 포지션이 스탑성으로 청산되면서 고점 대비 10원 가량 밀리기도 했다.

삼성전자 배당금 관련 역송금 수요가 조(兆) 단위에 이를 것이라는 기대와 경계심은 장중 환율 움직임에 영향을 주지만, 결국 큰 흐름을 바꿀 만한 재료는 되지 못한 셈이다.

외국계 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전일 삼성전자 관련 물량이 3억 달러에 미치지 못하는 데도 저만큼 올랐다면 롱 포지션이 많았다고 볼 수 있다"며 "물량이 받쳐주지 못했으니 장 후반에 내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외환시장 참가자는 "매년 삼성전자 배당금은 이슈가 되지만 실제는 큰 영향력이 없었다"고 말했다.

dd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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