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 추정치 1조5천억달러가 최고"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성진 기자 =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2조달러로 대외적으로 선전해온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의 기업가치에 대해 내부에서도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아람코의 기업공개(IPO)를 위해 기업가치를 추정 중인 직원들이 여러 가지 유리한 요인들을 계산에 넣어도 1조5천억달러가 최고치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우디 정부는 원유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경제개혁의 일환으로 지난해 초 아람코의 IPO 계획을 발표했다.

아람코의 지분 중 최대 5%를 내년에 매각하고, 이를 통해 확보한 자금은 다른 사업에 대한 투자에 사용한다는 구상이다.

경제개혁을 주도하는 '실세'인 모하메드 빈 살만 부왕세자는 아람코의 기업가치가 2조달러는 된다고 말해왔다.

2천600억배럴에 달하는 사우디의 원유 매장량과 세계에서 가장 싼 편인 생산단가 등이 사우디 정부가 아람코의 기업가치를 옹호할 때 드는 근거들이다.

아람코의 현재 원유 생산량은 하루 약 1천만배럴로, 기업가치가 3천370억달러로 평가받는 엑손모빌의 두 배 이상이다.

IPO 작업을 진행 중인 가운데 사우디 정부는 지난달 아람코에 적용되는 세율을 85%에서 50%로 인하했다.

주주 배당을 높이는 요인이 될 수 있는 이 조치를 고려했을 때 아람코의 기업가치는 종전 약 5천억달러에서 1조3천억~1조5천억달러로 상승하는 것으로 내부적으로 추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아직도 2조달러에 비해 최소 5천억달러는 낮은 셈이다.

아람코의 IPO를 준비 중인 팀은 내부 추정치를 아람코의 회장인 칼리드 알 팔리 사우디 에너지장관에게도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소식통은 아람코의 IPO 팀원 중 일부는 내부 추정치가 살만 부왕세자가 공개한 숫자보다 일관되게 낮게 나오고 있어 우려하고 있다고도 귀띔했다.

아람코의 기업가치가 2조달러가 맞느냐는 지적은 외부에서도 제기돼 왔다.

석유업계 컨설팅업체 우드 매켄지는 올해 초 보고서에서 아람코의 기업가치를 약 4천억달러로 추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계산은 인하되기 전 세율인 85%를 기반으로 한 것이다.

사우디 정부와 아람코의 일부 관계자들은 개인 자격으로 IPO를 재검토하고, 지분 매각 규모를 줄이거나 연기하는 방안도 내비쳐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정부 관계자는 2조달러라는 숫자에 대해 "비현실적이고 어마어마하다"면서도 "IPO는 아람코가 받을 수 있는 가치평가와 무관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sjkim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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