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SK이노베이션이 비(非) 정유 부문의 실적 개선에 힘입어 분기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 2014년 37년 만에 적자와 직면한 뒤 2015년 2조원, 2016년 3조2천억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던 SK이노베이션은, 올해도 체질개선 효과를 바탕으로 실적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 1분기 11조3천871억원의 매출과 1조43억원의 영업이익, 8천59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고 25일 밝혔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매출액은 20.39%, 영업이익은 18.88%, 당기순이익은 51.85% 급증한 수치다.

SK이노베이션의 분기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2분기 이후 3분기만으로, 이번이 역대 세 번째다.

특히, 이번 SK이노베이션의 호실적은 주력인 석유 부문을 대신해 석유화학과 윤활유 등 비정유 부문이 이끌었다는 평가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화학사업이 석유사업을 능가하는 최대 실적을 기록하는 등 비정유부문 신장에 따라 영업이익이 크게 개선됐다"며 "최근 강력하게 추진해 온 '펀더멘털 딥 체인지(Fundamental Deep Change)'가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설명했다.

그간 본업이었던 석유사업에서 벗어나 에너지·화학으로 포트폴리오를 진화시키려는 노력이 본격적인 효과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올해 1분기 화학사업에서 거둔 영업이익은 4천547억원이었다.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갱신한 것은 물론 석유사업의 영업이익마저도 능가한 셈이다.

특히, SK이노베이션이 지난해 거둔 화학사업 영업이익의 40%에 육박하는 수준이 올해 1분기에 발생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수년간의 투자를 통해 규모를 확대하고 파라자일렌 등 고마진 제품의 생산설비를 확충한 결과, 화학사업의 이익 규모가 업그레이드 됐다"며 "화학 부문의 경우 향후 회사 전체의 성장을 주도하는 성장사업으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윤활유사업은 공급 부족으로 인한 윤활기유 스프레드 강세 등으로 949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2분기에도 성수기 도래에 따른 판매량 증대로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석유사업은 매출 8조636억원, 영업이익 4천539억원을 기록했다.

정제마진이 약보합세를 보이고 유가 상승 효과가 소멸하면서 직전분기 대비 영업이익 규모는 다소 줄었지만, 전년 동기에 비해서는 615억 늘었다.

아울러 석유개발사업은 유가 상승 효과로 직전분기 대비 285억원 증가한 573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1분기 일 평균 생산량은 5만4천배럴로 직전분기 대비 약8천배럴 감소한 수준을 나타냈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은 "균형 잡힌 사업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유가 예측 및 운영 최적화를 통해 원가경쟁력을 강화하고 화학·윤활유사업의 규모를 키운 결과"라며 "딥체인지 수준의 펀더멘털 개선 및 과감한 투자와 성장 옵션 실행 등을 통해 회사가치 30조를 강력하게 달성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영업이익 비중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는 평가다.

SK이노베이션의 석유사업 영업이익 비중은 2015년 57%, 2016년 50%, 2017년 1분기 45%로 지속 감소하고 있는 반면, 화학·윤활유사업은 2015년 46%, 2016년 53%, 2017년 1분기 55%로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아울러 SK이노베이션은 지난 2월 다우케미컬의 고부가 화학사업(EAA)을 인수한다고 밝히는 등 올해에도 화학, 석유개발, 배터리 사업을 중심으로 3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의 이번 1분기 실적은 금융시장의 기대를 크게 넘어서는 수준이다.

앞서 연합인포맥스가 최근 1개월간 실적 추정치를 제시한 주요 증권사를 대상으로 컨센서스를 실시한 결과, SK이노베이션은 1분기에 11조5천539억원의 매출과 8천77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을 것으로 관측됐다.

j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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