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종화 기자 = 중국의 반도체 그룹 칭화유니가 도시바의 반도체 사업 인수에 나설 의향이 없음을 내비쳤다.

24일(현지시간) 닛케이아시안리뷰에 따르면 자오웨이궈(趙衛國) 칭화유니그룹 회장은 "칭화유니가 도시바 인수 입찰에 참여하면 입찰 가격을 높이는 도구로 이용될 것"이라며 "성사될 수 없을 것 같은 거래에 에너지를 낭비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칭화유니는 과거 미국 반도체 기업인 마이크론과 웨스턴디지털을 인수하려 했다가 미국 당국의 규제에 가로막혀 이를 접은 바 있다.

또 실리콘웨어 프리시전 인더스트리스, 파워테크 테크놀로지, 칩모스 테크놀로지 등 대만의 칩 제조사에 대한 지분투자 계획도 대만 당국의 조사로 좌절을 겪었다.

자오 회장은 "일부 기업들이 후발 주자의 노력을 막기 위해 공급 과잉이나 정치적 요소를 들먹거리는 것은 비합리적"이라며 "거대한 메모리 반도체 시장과 반도체 가격은 소수의 기업이 좌지우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로썬 칭화유니가 인수·합병(M&A)이나 라이센스 확보보다 자체적으로 기술을 개발하는 것에 치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칭화유니가 개발 역량을 집중하는 기술은 3D 낸드플래시 메모리 기술이다.

리서치회사 가트너의 로저 셩 애널리스트는 중국이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기반 기술이 거의 없기 때문에 자체적으로 이를 달성하는 것이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칭화유니는 한국과 대만에서 많은 엔지니어들을 데려왔지만 메모리 (생산) 시설을 운영하는 것은 매우 큰 단위의 팀을 필요로 한다"며 "경험 많은 인재의 부족은 중국이 발전을 이루는데 큰 장애물"이라고 말했다.

자오 회장은 칭화유니 자회사인 스프레드트럼이 개발하고 있는 5G 반도체가 주류가 되는 시기에 스마트폰 반도체 분야에서 미국의 퀄컴과 대만의 미디어텍을 따라잡겠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자오 회장이 예상한 시기는 2020년이다.

그는 또 10년 안에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세계 5위권에 진입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한국과 대만의 반도체 업체들은 시간을 들여 기술을 개발하고 지금은 미국 기업과 경쟁하고 있다"며 "중국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jhhan@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