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금융당국이 카드와 캐피탈 등 여신금융전문회사(여전사)의 가계대출 다잡기에 나선 가운데, KB금융그룹과 하나금융지주 계열 회사가 집중 감시 대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KB국민카드와 하나카드가 카드론 급증으로 금융감독원의 현장 검사를 첫 순서로 받은 데 이어 KB캐피탈과 하나캐피탈도 나란히 수검 중에 있다.

25일 여신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주부터 KB캐피탈과 하나캐피탈의 가계대출 현장 점검을 하고 있다.

KB캐피탈 총자산은 지난해 말 7조4천억원에서 올해 3월말 7조8천억원 가량으로 4% 이상 증가했다.

KB캐피탈은 지난해 자동차 할부금융 증가 등으로 1조9천억원 가량 급격히 자산을 늘린 이후 올해 초에도 공격적인 영업을 이어갔던 셈이다.

하나캐피탈의 자산도 지난해 말 5조2천600억원에서 전 분기 5조4천800억원으로 4% 이상 늘었다.

금감원의 관계자는 "자동차 할부금융 외에도 가계 신용대출 증가 폭이 큰 곳을 먼저 검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캐피탈사 중에서는 현대캐피탈에 이어 KB캐피탈과 하나캐피탈을 점검 중이다. 앞서 지난 3월 초에는 카드사 중 KB카드와 하나카드의 첫 순서로 점검하기도 했다.

연초 두 회사의 카드론 등 대출 증가율이 가팔랐기 때문이다. KB국민카드의 경우 지난 1.4분기 말 기준으로 지난해 말보다 카드론과 현금서비스 등 대출을 5.8%가량 늘렸다.

하나카드의 경우 분기 말 기준 증가율이 1% 남짓이었지만, 1~2월 등 연초에 증가율이 높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KB금융과 하나금융지주 산하의 카드 및 캐피탈사가 적극적인 대출 확대 움직임을 보인 것은 각 지주의 상황과 맞닿아 있다.

KB금융의 경우 올해가 윤종규 회장의 임기 마지막 해로 실적 압박이 강한 시점이다. 하나금융그룹의 경우도 외환은행과 합병 이후 본격적으로 실적을 내야 하는 상황이다.

하나금융그룹은 올해 1분기에 5년 만에 최대인 4천92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두며 통합 시너지 달성의 고삐를 죄고 있다.

KB금융도 지난 1분기에 전년도 같은 기간 대비 60% 가까이 급증한 8천70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2금융권 가계대출 억제를 지상 과제로 설정하면서 카드와 캐피탈 등 계열사들의 영업에는 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당국은 카드와 캐피탈사 등 여전사의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을 7% 이하로 관리할 계획이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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